서울시 보조금 사용평가 공개에 시민단체 '울고 웃고'

서울시가 지난해 사업비를 보조해준 비영리시민단체의 사업 평과 결과를 공개하면서 시민 단체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9일 서울시가 NGO 협력센터 홈페이지(//club.seoul.go.kr/ngo)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에는 153개 사업에 총 18억5600만원의 사업비가 지원됐다.


서울시는 이중 도중에 사업을 포기한 2개 사업을 제외한 151개 사업을 대상으로 내실도와 회계 집행 상황 등을 심의해 '우수', '보통', '미흡' 3가지로 나눠 평가결과를 공개했다.

최상위평가인 '우수'를 받은 곳은 총 41개 사업이다. 한국백혈병환우회의 '헌혈문화도시, 서울특별시', 가족사랑연구소의 '우리는함께하는이웃', 대한민국재난구조협회의 '한강 수중정화 활동'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의 '장애인권강사 양성교육 및 학교 장애인권교육사업', 마포공동체라디오의 'ON-AIR 여성장애인!-마을에서 라디오로 소통하기', 시니어뉴비전의 '노년의 친구맺기 만나는 기쁨, 행복한 삶' 등 98개 사업은 '보통'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예술문화원의 '제1회 광화문광장(세종대왕)휘호대회', 한국여성문예원의 '시(詩)로 부르는 청계천 사랑', 선진화국민연합의 '사회통합과평화증진(시민 안보교육)' 등 12개 사업은 미흡평가를 받았다.

우수 사업으로 선정된 단체들은 희색이다. 서울시가 올해 지원사업 선정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면에서 안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흡 평가를 받은 단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가 평가결과를 공개하면서 미흡 평가를 받은 사업을 수행한 단체의 경우, 올해 지원사업 선정과정에서 배제해 불이익을 준다고 공언했다. 이들 단체는 내년에야 지원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회복할 수 있다.

당장 올해부터 사업비 보조가 끊기게 된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막막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같은 상황은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보조하는 사업비를 더 이상 '눈먼 돈'으로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와 무관치 않다.

서울시 행정과 관계자는 "사업준비가 부족해서 당초 계획과 다르게 지연·축소된 사업, 1회성 이벤트 사업, 회원중심으로 벌여 공익성 떨어지는 사업 등은 미흡 평가를 받았다"며 "일부단체는 회계처리 투명성이 떨어졌다. 증빙서류, 세금계산서 등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고, 일부 단체는 계좌입금을 하지 않고 간이 영수증 등으로 처리하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사업을 잘 수행하면 메리트를 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부여해 궁극적으로 민간단체 사업의 내실화와 공익성을 함께 넓혀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민간단체 시정참여사업 규모를 지난해보다 3억원 정도가 더 늘어난 21억8300만원으로 책정해 전체 사업규모를 더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