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나홀로 선거'가 대세? 손학규·김태호 승리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나홀로 선거를 해야 이기나보네. 이제 당으로 선거하면 안 되나보다"

경기 성남 분당을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27일 저녁 선거 결과를 지켜보던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이 4·27 재보궐선거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분당을 지역구의 승자는 나 홀로 유세 전략을 택한 손학규 민주당 후보였다. 손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최소한의 인력만으로 움직였다. 대부분의 경우 명함을 나눠주는 선거운동원 1명과 수행비서 1명만이 손 후보의 뒤를 따랐다.

박지원 원내대표 등 당내 의원들이 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분당을 찾았지만, 이들은 손 후보와 함께 움직이지 않았다. 손 후보의 만류 때문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분당을 전략으로 총력지원을 택했다. 안상수 대표는 물론 홍준표 최고위원, 나경원 최고위원, 조윤선 의원 등 당내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 대거 분당을 찾았다.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 때에는 당내 의원 30여 명이 분당을 찾아 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분당을 지역구의 주요 지하철역마다 파란색 옷을 입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출근길 인사를 할 정도였다.

결과는 손 후보의 승리. 분당을이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텃밭임을 감안하면, 그의 승리는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 김해을 지역구에서도 나 홀로 선거는 힘을 발휘했다. 다만 그 주인공은 야권 후보가 아닌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 김 후보는 당 차원의 지원을 사양한 채 홀로 지역구를 누볐다.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선거 기간 내내 같은 당 유시민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은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이 후보는 유 대표 외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의 지원도 받았다.

결과는 김 후보의 승리. 그는 당초 크게 뒤지던 여론조사를 뒤집고 김해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와 관련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7·28 재보선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이 나 홀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후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 같다"며 "주민들이 진정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