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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역학구도, '내곡동 사저' 계기 한나라당 우위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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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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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당·정·청의 역학구도가 변화하고 있는 것인가.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8일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의 내곡동 사저 백지화는 "당정청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애초 '국민 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내곡동 사저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는데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의 이 말은 곧 청와대와 정부가 중심이 돼 국정운영을 이끌어가던 기존 역학구도가 당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저(문제)로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돼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언급, 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앞서 17일 오전 이 대통령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등 여야 원내대표 및 5부 요인 초청 오찬을 가졌고 이 직후 홍 대표가 "이 대통령은 새로운 사저를 선택하기보다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내곡동 사저 전면 백지화'결정을 홍 대표를 통해 알려지게 함으로써 이 대통령의 부담을 더는 한편 그 결정이 당의 요청을 수용한 결과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 15일 온라인방송 딴지라디오 '나는꼼수다'에 출연, 대통령 사저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사저에 대해 여쭤보겠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이를 전후한 시점에 당내에서도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과 당내 소장·개혁파를 주도하는 김성식 의원(당 정책위 부의장), 친박(親 박근혜계) 이한구 의원 등도 사저 논란에 대해 16~17일 "잘못된 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청와대를 압박했었다.

결국 이번 '내곡동 사저 백지화'는 홍 대표가 중심이 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비토'와 '압박'에 청와대가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봐야 한다.

대북관계 기조 변화도 당·정·청 역학구도 변화의 한 사례로 꼽힌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엄격한 상호주의'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하자 최근 당에서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경질을 직간접으로 요구했고 지난 9월 말 현 장관은현 류우익장관으로 교체됐다.

김 사무총장 역시 YTN 라디오에서 "유연한 상호주의를 당에서 요구했고 청와대가 이 역시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에서는 당이 청와대에 요구한 '복지정책' 강화와 복지예산 확대 수용도 역학구도 변화의 한 예로 든다.

이같은 관계변화는 지난해 6월부터 서서히 예고됐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의 패배 후 당에서는 소장 개혁파를 중심으로 청와대 참모진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했다.

이에 청와대는 1개월 뒤 이동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정무수석을 물러나게 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당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지도부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부적격' 판정하고자진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었다.

지난 5월에도 황우여 원내대표가 주장한 '반값 등록금'과 관련해당청간 이견이 있었지만 결국 내년 정부 예산에 1조5000억원이 반영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이 정·청에강한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해간 예는 과거 정부에서도 정권 말기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 전략으로 비슷하게 반복됐었다.

정국 장악력이 떨어진 임기 말 대통령과 거리를 둠으로써 당을 중심으로 한 정국운영구도를 만든 뒤 종국에는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김영삼(YS) 대통령은 전임노태우 대통령의 탈당 이후 대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또 그 자신 역시 대통령 재직시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후보와 갈등을 겪다가 15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탈당했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아들 등 측근비리로 임기 반년을 남기고 탈당했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임기 1년여를 앞둔 시점에 당시 열린우리당의 탈당 요구로 당적을 정리했다.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나타날 때 차기 대권주자와 여당 내 2인자의 목소리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0·26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서며 당의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임기 말 측근 비리가 연이어 터지고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 총선과 대선 등에서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해 여당이 청와대와 선긋기를 하게 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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