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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이 -60억된 옵션'양매도', 中企사장 4년매출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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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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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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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폭락으로 옵션시장서 6일만에 '깡통'

경기도 안양에서 전기 분야 중소기업 L사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09년 한 부티크로부터 옵션 투자 권유를 받았다.
콜 옵션과 풋 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속칭 '양매도' 전략을 구사하면 매달 1%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솔깃한 얘기였다.

지역 유지로 수백억원대 여유 자금이 있었던 A씨는 시험 삼아 몇 십 억원을 맡기고 법인 명의로 선물옵션 계좌를 텄다. 회사 지분 100%가 본인 소유이기 때문에 투자자금은 사실상 개인돈이나 마찬가지였다.

전문투자자는 신통하게도 정말로 매달 1% 이상의 수익을 안겨줬다. 투자금은 금세 100억이 됐고 매달 1억원 이상이 굴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내친김에 A씨는 계좌를 추가 개설했다. 투자금도 파격적으로 늘렸다. 2011년, 계좌는 3개로 불어나 각각 100억원, 100억원, 300억원을 굴리게 됐다. 웬만한 재벌 총수나 가질 법한 규모였다.
자신이 운영하는 L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억원 가량. 매년 60억원 넘는 돈을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양매도 계좌는 그야말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다.

"이런 투자 상품을 왜 여태 몰랐을까!"

하지만 A씨의 달콤한 꿈은 올해 8월 폭락장에서 박살이 났다.
양매도 옵션은 코스피 지수가 설정된 박스권에서 움직이면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만 박스권을 이탈하는 순간 대규모 손실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일 2172.31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유럽발 금융위기 조짐에 6거래일 연속 급락해 8월 9일에는 1801.35까지 하락했다. 9월 6일에는 1766.71을 찍었다. '반등하겠지'하는 기대로 버텼지만 9월 말에는 1650대까지 빠졌다. 6일만에 3개 계좌의 잔액은 모두 0원이 됐다. 마진콜이 발생, 60억원까지 토해내야 했다.

'양매도' 선물옵션 전략은 대개 기관투자가들이 구사한다. 옵션 매도자는 상당한 규모의 증거금을 예치할 수 있는 자금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면 옵션 '매도' 쪽에 선 투자자는 옵션 매수자가 지불한 프리미엄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

최근 몇년 사이 개인 '큰 손'들이 직접 옵션 양매도 전략을 구사하거나, 소위 '부티크'라고 불리는 비공식 투자회사들을 통해 옵션 양매도에 투자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기관이나 큰 손들 사이에서는 '불패 전략'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주로 증권사 출신들이 운영하는 부티크의 운용자산은 100억원 정도가 보통이다. A씨처럼 개인이 500억원대의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하지만 옵션 양매도 투자자들은 평소에는 돈을 벌다 지수가 예상치 못하게 박스권을 이탈할 때마다 몰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대표적이었다. 2008년에는 양매도 옵션에서 투자원금을 전액 날린 부티크 대표들이 자살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1일 '옵션 쇼크' 때도 옵션 양매도로 돈을 벌려고 했던 와이즈에셋이 899억원, 토러스투자자문이 49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가 지수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옵션시장으로 모여들었다. 지난해 한 차례 주가 지수가 출렁일 때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이들은 올해 초부터 다시 계좌수를 늘리며 파생상품 시장에 컴백했다는게 증시 관계자들의 말이다.

A씨 역시 그 대열에 끼어들었다가 다시 증시를 강타한 '8월 쇼크'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번에 날린 560억원은 지난해 140억원대 매출을 올린 L사의 4년치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영업이익으로 따지자면 100년간 벌 돈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파생상품 투자로 27억원의 특별이익이 장부에 반영되는 등 초기에는 옵션투자가 회사의 자산으로 돌아왔지만 이번 손실로 회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A씨는 지역에서 자원봉사나 장학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중소기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A씨 측은 인터뷰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옵션 '양매도' 전략

콜 옵션과 풋 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옵션 매매의 한 방법이다.
매매한 콜옵션과 풋 옵션의 행사가격 안에서 주가가 횡보할 때 수익이 극대화되고 주가가 급락해 손익분기선을 이탈하면 이론적으로 손실이 무한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옵션만기일 행사가격 252.5에 풋옵션을 매도하고 동시에 행사가격 257.5에 콜옵션을 매도했다면, 만기일에 코스피200지수가 252.5~257.5 사이에서 끝나면 매수자가 지불한 프리미엄을 가져간다. 하지만 지수가 갑자기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옵션 매수자들의 차익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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