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취임사

선서문을 읽고 나니 조국과 민족을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심각한 기분이 듭니다. 심각한 기분이 들지만 자제하면서 기분 좋게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와서 여러분들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보이는데 매우 기쁘고 가슴이 설레고 솔직히 그렇습니다. 최근 밖에서 보면 지경부가 엄청나게 일을 열심히 해서 우리 경제 발전에 많은 것을 해 온 것을 보고 저도 여러분들도 흐뭇하고 든든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 이끌어주신 최중경 전임 장관께서도 경의를 표합니다.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2008년 초에 중소기업청장으로 발령받아 대전으로 갈 때 정말 아쉬운 눈초리로 저를 보내주신 분들이 일부 있었는데,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일생의 가장 큰 기쁨이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해서 저하고 서로 몰랐던 분들도 많은데 다시 지경부라는 이름 아래 만나게 됐습니다. 대부분 저보다 후배니까 후배 공무원들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애정을 보내고자 합니다. 정말로 함께 잘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데 그런 가운데 다음 달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1조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 감히 애국자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우리나라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나도 애국을 잘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그런 시점에 산업 무역 에너지 우정사업 등을 총괄하는 지경부 장관을 맡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1조라는 숫자는 동그라미가 12개입니다.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짐 왜냐하면 1조 다음이 2조인데, 1조는 지키기 쉽지 않고 2조까지 간다는 것은 '헉' 하는 느낌이 날 정도로 쉽지 않습니다. 무역이란 것은 산업과 에너지와 모든 것의 결집체로 나타납니다. 매우 어깨가 무거우면서 2조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대단히 혁신적인 자세와 발상을 갖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제가 같이 일하는 동안 어떤 자세로 일할 것인가 에 대한 구호라면 구호를 생각해봤습니다. '1조 달러 행정, 2조 달러 정책'을 하나의 슬로건으로 해서 철저하게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을 제시합니다.

'1조 달러 행정'이라 함은 무역1조 달러 달성한 나라의 공무원다운 행정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2조 달러 정책'이라는 것은 2조 달러를 빨리 달성할 수 있는 큰 틀의 정책을 하자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1조 달러 행정, 2조 달러 정책'을 표함에 있어서 2가지를 기본 철학으로 할 겁니다. 하나는 서민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애정이고, 두 번째는 기업의 경쟁력을 갖도록 하기 위한 긴 안목의 방향 제시입니다.

1조 달러 행정을 위해 우리는 소통을 해야 합니다. 소통을 철저히 해서 매우 세련되고 멋진 행정을 하자는 것입니다. 소통하기 위해 국민 기업 단체 공기업 타 부처 등과도 다 소통을 멋있게 좀 하자, 경우에 따라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지경부 장관의 역할을 최대한 성실히 하겠지만 국무위원으로서의 역할도 최대한 성실히 하겠습니다.

또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지난 수 십 년간 선배들이 해왔기 때문에 나도 하는 것이 곳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취임식 하면서 단상에 앉는 것도 왜 내가 단상에 앉아야 하나. 단상에 앉아야 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봤냐. 아니에요. 이미 세련된 방식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기관은 여기 단하에 앉습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많은 기관들에서 그렇게 합니다. 그런데 내가 공무원 시작했을 때 방식을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그게 대단한 거냐고 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이 연결돼 있습니다. 30년 전 방식으로 행사를 하면 업무도 그렇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걸 학문적으로 집단적 타성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발본색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를 갈고 닦아서 명실상부한 지식경제부인이 돼야 합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데 어찌 기업을 인도하겠습니까. 우리도 강하게 공부하고 전문성도 키우고 창의력도 꿈틀대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누가 유학 간다고 인사를 왔는데 앞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중도에 소환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입니다.

이제 2조 달러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2조 달러를 빨리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을 펴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함께 가야 합니다.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도 있겠고 에너지와 일반 산업도 함께 가야합니다. 청년과 기성세대 간에 함께 갈수 있도록 하고 제조와 유통도 함께 가야합니다.

아울러 멀리 봐야 합니다. 산업 에너지 정책도 중장기적인 것, 우리 업무도 단 시간적인 것, 많은 업무도 시스템적인 것 등 각종 정책 인프라도 경쟁력을 키워야 하겠지만 퍼주기 위주의 정책은 줄여야 합니다. 실패도 미래자산으로 여기는 R&D 정책도 필요합니다.

끝으로 우리가 정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정책 발표 후 또 정책을 또 만듭니다. 지경부가 외부에서 옳던 그르던 발표는 잘 하는데 그 이후에 어찌되나 물어보면 발표한 사람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경부에서 발표한 정책 다 찾아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아봐야합니다. 대강 미봉책으로 하고 가는 것은 안 됩니다. 설사 문제가 되더라도 완전히 답을 내고 가야합니다.

정책의 일관성 매우 중요합니다. 지경부에 대한 질타가 또 많습니다. 사실이 아닌 경우도 있는데 진실과 다를 경우엔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합니다. 2조 달러 정책을 위해 함께 가고 멀리보고 만든 정책은 반드시 마무리하는 결연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가 아니더라도 지경부 출신이 장관으로 왔으면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부담이 큽니다. 지경부 출신 장관이 와도 효과가 그러그러 하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유 설명할 필요 없이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서 열심히 일해주길 바랍니다. 몸으로 때우는 것이 아니고 쓸데없는 것도 버리고 몸을 가볍게 해서 필요한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취임식 끝나고 ASEAN3 정상회담 대통령 수행을 위해 해외 출장을 나갑니다. 어제 오후 늦게 통보가 돼서 당초 귀국하면 취임식 하고, 임명장 받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보고를 들으시더니 지경부가 얼마나 중요한데 지경부 장관을 취임식도 못하고 업무를 보게 하냐, 아닌거 같다고 해서 오늘 아침 7시30분에 임명장 받았습니다. 또 사이드 카 붙여주셔서 여기까지 사이드 카 타고 호송 받고 왔다. 여기서부터 공항까지 또 호송 받고 갈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식경제부에 대한 대통령님의 관심을 여러분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열심히 합시다. 업무는 강하게 챙길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으로 형님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장관이 됐어도 사석에선 사람이 하나도 안 변했네 라는 소리 듣는 것을 지상 과제로 생각할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