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 주택대출 급증··· 주택경기 풀리나?

2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실적이 1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자 얼어붙었던 주택경기가 풀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반복되는 전세난에 대한 우려로 매매전환 수요가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2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2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실적이 3001건에 2246억원으로, 1월(482건, 1065억원)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급증했던 지난해 12월 실적(1852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월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봄 이사철을 앞둔 가운데 금리인하, 자격 요건 완화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이 실적 증가세로 이어진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2.7대책'을 통해 △ 대출금리 0.5%포인트 인하(4.7% -> 4.2%) △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 4000만원에서 5000만원 확대를 실행했었다.

1∼2월 생애최초 대출실적(우리은행 대출 기준)을 분석해보면 30대의 대출이 전체 의60%로 가장 많았다. 주택유형 별로는 아파트가 91%로 가장 많았고 다세대연립(9%) 단독(0.3%)이 뒤를 이었다. 주택 면적별로는 60㎡ 이하가 54%, 60~85㎡ 이하는 46%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지역에서 대출실적이 가장 많았던 점(30.4%)을 들어 실수요자 위주 매매전환이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경기 오산·평택처럼 전세가율이 70%에 육박하는 지역에서 매매전환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장 중개업소 얘기를 들어봐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찾아보기 힘든 만큼 바닥을 쳤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일정 소득이 있는 가구만이 집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전에는 대출을 소득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게 정해 이런 수요를 뒷받침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대출이 확대됐다는 지표만을 가지고 집값이 저점을 찍고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는 것을 단정하긴 어렵다"며 "다만 부부합산 소득기준이 4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된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이어 "이전에는 주택을 구입할 때 투자 목적이 컸지만 전세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투자가 아닌 주거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며 "(이번 생애최초 주택구입 대출 실적 확대는)소득이 3000만∼5000만원 정도 되는 가구는 주거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