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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현금거래를 싫어해도 너~무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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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찬영 세무법인KNP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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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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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행복한 상속·증여세 이야기/ 현금으로 움직인 재산

우리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사건이 있다. 바로 지난해 4월 김제의 마늘밭에 5만원권이 묻혀있어 굴착기로 파서 확인해보니 무려 110억원이라는 엄청난 거액의 현금이 묻혀있었다는 뉴스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사건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 돈은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불법자금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왜 하필이면 바보같이 마늘밭에다 돈을 숨겼을까"하고 의아해 했다. 하지만 필자는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그 사람은 그 돈을 어디에 숨겨야 안전할 것인지를 아주 오랜 시간동안 고민한 결과 김제 마늘밭을 선택했을 것이다.

돈을 거래할 때 거액인 경우에는 현금으로 주고받지 않고 주로 은행계좌를 통하거나 수표를 발행해 전달한다. 소비를 하는 경우에도 현금을 들고 다니며 사용하기보다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남들처럼 은행계좌나 수표 또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은 불법자금이거나 세금을 안낸 소득이다. 불법자금이나 탈루소득은 그 원천을 들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현금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 FIU 보고자료 중 3%만 국세청 통보


특정금융거래보호법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불법재산 또는 자금세탁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되는 5000달러 이상이거나 1000만원 이상의 거래와 고액 현금거래(2000만원 이상)에 대해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이를 금융거래자의 직업, 가족관계, 출입국 기록 등을 참고로 분석해 범죄혐의가 있는 자료는 국세청이나 검찰, 경찰, 세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불법의심거래금액 1000만원 또는 고액현금거래금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FIU에 신고토록 하는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금액을 분할해 거래하고 있다고 의심이 되는 경우에도 분할해 거래한 금액의 합계액이 1000만원 또는 2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FIU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국세청은 FIU에 보고된 고액현금거래 내용을 마음대로 보지 못하고 FIU에서 통보된 자료만 과세자료에 참고한다. 예외적으로 조세범칙행위로 확정된 사건에 한해 국세청장이 FIU에 관련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렇다 보니 금융기관에서 보고된 고액현금거래보고자료 중 3% 정도만 국세청에 통보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로 지난 8월 이한구 의원(새누리당)은 FIU에 보고된 수많은 자료를 FIU가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고, 고액현금거래는 대부분 탈세행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탈세혐의 분석에 가장 전문성이 높은 국세청이 이러한 자료를 분석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FIU에 보고된 고액현금거래 자료를 현재는 국세청이 조세범칙행위로 확정된 사건에 대해서만 자료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을, 국세청의 일반적인 국세의 부과·징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앞으로 국세청은 FIU에 보고된 현금거래내역을 언제든지 과세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 가족간 돈거래, 입증 못하면 무조건 증여

국세청은 현금거래를 무척 싫어한다. 현금을 거래한다는 것은 탈세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현금거래는 자금의 원천과 거래과정을 추적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를 포착해 과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세법은 현금거래에 대해 불리한 조항을 만들어 놓았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간의 현금을 주고받는 행위는 납세자가 빌린 돈이라고 주장해도 인정하지 않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아주 특별하게 납세자가 빌린 돈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명백히 입증한 후 세무서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만 증여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부동산이나 주식의 경우에는 증여를 한 후 증여세 신고기한(증여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내에 반환하면 당초 증여와 반환을 모두 증여로 보지 않기 때문에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금을 증여한 경우에는 반환을 인정하지 않으며, 반환하는 경우에는 당초 증여와 반환 모두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한다. 그러니까 가족 간에 현금을 주고받으면 납세자가 현금거래가 증여가 아닌 돈을 빌려주고 받는 소비대차거래라고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해 세무서장이 인정하지 않으면 그 자체를 증여로 보며, 되돌려 받는 것도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게 된다.

◆ 부모님 현금거래 입증 못하면…

상속세 신고를 하고 나면 세무서에서 상속세 조사를 하게 된다. 이때 세무공무원은 사망한 자와 그 가족의 금융계좌를 입수해 그 금융계좌에 입금된 금액의 자금출처를 납세자에게 밝히라고 요구한다. 국세청이 그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조사하지 않고 납세자에게 그 출처를 직접 밝히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납세자가 밝히지 못하면 세무서는 그 자금의 원천이 무엇인지 따지지 않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하지만 부모가 사망한 후 상속세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부모 이름으로 된 통장에 10년간 입금된 금액 중 현금으로 입금된 금액이 있다면, 또 상속세 조사를 할 때 은행계좌 조사를 할 수 있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의 계좌에 사망한 부모가 현금을 입출금한 사실이 있다면 상속인이 그 출처를 밝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부모님이 오래 전에 하신 일을 상속인인 우리가 어떻게 압니까"라고 읍소를 해봐야 소용없다. 납세자인 상속인이 밝히지 못하면 사망한 자를 대상으로 증여세를 과세하고 그 금액만큼 상속재산에 포함돼 상속세를 과세하며, 사망한 자가 내야 할 증여세는 상속을 포기하지 않는 한 상속인이 납부해야 한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부모가 사망하기 전 1년 내의 2억원 이상 자금사용처 또는 2년 내 5억원 이상의 자금 사용처에 대해서도 상속인들이 그 사용처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또한 입증하지 못하면 입증하지 못한 금액을 상속재산으로 간주, 상속세를 과세한다. 이 경우에도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했다면 그 사용처를 상속인들이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불법자금이나 탈루소득을 현금으로 받았을 때는 기분이 좋았을지 모르지만 그 대가는 본인뿐 아니라 그 자손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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