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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가족' 산업부·고용부 미묘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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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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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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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엿보기]통상임금 놓고 입장차 커…고용노동부, 20일 '통상임금 관련 입장' 발표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사진= 정진우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사진= 정진우
정부과천청사 3동 입구엔 문패가 두개 붙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한지붕 두가족인 셈이다. 지붕을 함께 쓴다는 건 그만큼 친하다는 의미인데, 적어도 이들 두 부처는 그렇지 않다. 정책의 이질성 탓이다.

기업을 고려해야하는 산업정책과 근로자를 생각해야하는 노동정책의 철학부터 다르다. 이들 사이엔 자주 냉기류가 흐른다. 장시간근로 해소 문제와 외국인력 활용, 비정규직 대책 등 각종 정책마다 산업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대립할 때 두 부처도 충돌점이 있었다.

그때마다 이들 부처는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감정의 골이 깊게 패였다.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정책이 집행될 경우가 많았는데 1~2년 후 정책의 정착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 이번엔 '통상임금'을 놓고 제대로 한판 붙었다.

지난 15일 윤상직 산업부 장관의 소신발언이 발단이 됐다. 윤 장관은 이날 한 포럼에서 "통상임금과 관련한 노사정 대타협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장관 입장에서 중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잠정적이라도 정기상여금만은 통상임금에서 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GM이 얼마나 급했으면 대통령 앞에서 (통상임금)얘기를 했겠느냐. 갈등이 이어지면 엔저 극복에도 어려움이 될 것"이라며 "과거 노사 임단협 관행에 따라 통상임금에서 정기상여금을 뺐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 임금체계를 다시 따져보자"고 제안했다.

통상임금 범위를 놓고 재계와 노동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이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기자들이 그동안 윤 장관에게 수차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이나 해결책을 물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던터라 일각에선 이날 윤 장관 발언을 놓고 '배후설'도 나왔다.

하지만 산업부 내부에선 윤 장관이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차관 시절부터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평소 소신을 얘기했을 뿐이란 평가다. 산업부 핵심 관계자는 "윤 장관이 대외적으로 언급을 안했을뿐이지, 그동안 이 문제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본인의 소신을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즉각 반발했다. 오는 6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해결하려고 열심히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데 정부측 입장에 서야할 산업부 장관이 사측을 대변해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노사정이란 공식 기구가 있는데도 사전에 어떠한 조율도 없이 특정 입장을 얘기함으로써 정부의 협상력을 떨어뜨렸단 지적이다.

실무를 담당하는 관료들은 거침없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국·과장들은 산업부 산업정책 담당부서에 직접 전화를 걸어 볼멘소리를 했다는 후문이다.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방하남 고용 장관은 오는 20일 '통상임금에 대한 고용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노사정을 통해 해결책 마련을 하는 게 정부의 공식 지침인데, 장관이 한쪽만 얘기함으로써 굉장히 당혹스럽다"며 "노사정이 타협을 하면 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데 벌써부터 갈등을 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윤 장관 발언을 놓고 고용부뿐만 아니라 노동계 등도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윤 장관이 GM의 다급한 처지 운운하며 한국 노동자들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며 비판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에서도 "윤 장관의 발언이 사법부의 판단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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