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17일 실시…中 증시 24년만에 본격 개방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 시행일이 17일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 개장 이후 24년 만에 중국 자본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될 전망이다.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와 홍콩 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10일 연합공고를 통해 후강퉁을 17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양국 감독당국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후강퉁 준비 작업을 통해 거래결산, 한도관리 등 운영 방안을 마련했고 기술 분야의 준비도 끝났다"며 후강퉁 시행을 최종 비준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런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한 후 "중국 정부가 후강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후강퉁 시행일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강퉁 제도는 사실상 중국 자본시장의 문호를 개방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은 1990년 12월 상하이증권거래소를 개장한 이후 상장 주식을 내국인 전용인 A주와 외국인도 거래할 수 있는 B주로 나눠 외국인의 거래를 제한했다. 중국본토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은 적격투자자(QFII) 자격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후강퉁이 개통되면 적격투자자 자격이 없더라도 홍콩에서 상하이 A주에 상장된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홍콩거래소 투자자들은 상하이 A주 중 우량기업 568개 종목, 상하이거래소 투자자들은 H주 중 250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투자 대상이 상하이 A주 전체 시가총액의 약 90%를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중국 증시가 외부에 개방되는 셈이다.

후강퉁은 당초 지난달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거래제도 및 시스템 미비, 홍콩 민주화 시위 등 악재로 지연됐다.

한편 후강퉁 출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해 이날 오후 2시39분 현재 상하이 증시는 전날보다 1.46% 상승한 2453.50을 홍콩 항셍지수는 1.64% 상승한 2만3937.58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