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네릭 큰 장 서는데...먹을게 없다는 국내사

내년에 매출 규모가 큰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시장에 좋은 실적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로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영업이 위축되고 있고,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차이가 크지 않아 예전에 비해 제네릭의 가격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다르면 2015년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의 시장규모는 3500억원 정도(2013년 매출 기준)로 올해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 시장의 규모 15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내년에는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 관절염치료제 쎄레브렉스, 위염치료제 스티렌, 폐암치료제 알림타,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등의 특허가 끝난다. 내년 10월 특허가 만료되는 바라크루드의 처방액은 1600억원이 넘는다. 현재 30개 제약가 58개 제네릭 허가를 받아 놓고 바라크루드의 특허 만료를 기다리고 있다.

2013년 매출액 674억원 규모의 스티렌은 내년 7월에 특허가 끝난다. 스티렌 제네릭 허가를 받은 곳은 54개다. 내년 6월 특허가 끝나는 쎄레브렉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641억원으로, 현재 29개 제약회사가 제네릭 허가를 받았다. 2013년 매출액 405억원 규모의 알림타의 특허는 내년 5월 끝나는데, 허가를 받은 제네릭이 18개다. 내년 9월 특허가 끝나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의 지난해 매출은 240억원 내외였다.

오랜만에 큰 장이 섰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리지널 의약품은 특허가 만료되기에 신규 제네릭 시장은 항상 존재한다"면서도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영업이 위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제약사 직원이 의사에게 2회 이상 리베이트를 주다가 적발되면 해당 의약품을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하는 '투아웃제'가 시행되며 제약사 영업활동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제네릭이 나오더라도 공격적인 영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네릭이 나오고 처방변경이 얼마나 이뤄질지 미지수여서 과거처럼 제네릭 출시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때문인지 제네릭을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2010년 상반기 176건이었던 생동성 시험 계획승인 건수가 2014년 상반기에는 76건으로 크게 줄었다.

제네릭이 나오고 1년 후 오리지널약과 제네릭의 약가가 같아지는 것도 제네릭 업체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특허가 끝난 신약의 약가는 기존 약가의 70%, 제네릭은 60%로 책정된다. 특허 만료후 1년이 지나면 신약과 제네릭의 약가는 특허 만료 전 신약 약가의 54% 수준으로 된다. 일반적으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가 같아지면 오리지널약의 처방이 상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