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마감] 엔강세·유가하락으로 투심 위축

일본 도쿄 증시는 16일 2%대 급락 마감했다.

최근 원유 선물 가격 급락 추세로 인해 전 거래일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 도쿄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력인 자동차 주식을 비롯한 다양한 종목에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날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1% 하락한 1만6755.32로, 토픽스 지수는 1.88% 밀린 1353.37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닛케이225 지수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시장 예상을 깨고 추가 양적완화(QE)를 결정한 10월 31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경제 지표의 악화도 이날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그도 그럴 게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는 7개월 만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이날 중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가 49.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0.3포인트 밑돈 결과다. 이로써 중국 제조업 PMI는 5월(49.4)이후 처음으로 다시 50선을 밑돌게 됐다.

HSBC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12월 50.5를 나타낸 이후 올들어 1-5월 기간 동안 줄곧 50 미만을 가리킨 바 있다. 제조업 PMI는 50을 기준선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위축을 듯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당시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2.75%로, 1년 만기 대출금리는 0.40%포인트 인하한 5.60%로 각각 조정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이런 전격적인 통화완화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 하강 압력이 깊어졌다는 관측이다.

외환 시장에서 이날 장중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난 것도 증시에 부담을 안겼다. 오후 3시25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50%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117.23엔을 나타냈다.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토요타자동차는 이날 1.33%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혼다자동차와 닛산 자동차도 각각 2.10%, 2.63%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전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급락에도 감산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데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9달러, 3.3% 떨어진 배럴당 55.91달러에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