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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 '홀로 반대' 김이수 재판관 "사회통합에 심각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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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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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산당 해산 뒤 12만명 수사…"그런 일 없으리라 보장 없다" 김 재판관 "사상의 다양성 훼손, 소수자의 정치적 자유 위축 우려"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후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후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헌법재판소가 19일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 9명의 재판관 중 김이수(60·사법연수원 9기) 재판관만 유일하게 "통진당의 활동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기각 의견을 냈다.
김이수 재판관은 ▲정당해산심판제도의 의의와 요건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의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 ▲해산 결정의 비례원칙 충족 여부를 따진 결과 통진당 해산 반대 의견을 냈다.

◇"일부 종북 성향, 당원 전체 정견 아냐"

김이수 재판관은 정당해산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재판관은 기각 의견에서 "통진당은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 당원의 수만 3만여명에 이르는 정당"이라며 "대다수 구성원의 정치적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 논증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중 극히 일부의 지향을 통진당 전체의 정견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RO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거나 북한식 사회주의, 대남혁명전략 등을 추종하는 세력이 일부 있는 것이 인정되더라도 이를 당원 전체의 정치적 견해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 재판관은 "통진당 일부 구성원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사상을 가지고 있으므로 나머지 구성원도 모두 그럴 것이라는 가정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했다.

◇"통진당 목적·활동,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안 돼"

김 재판관은 통진당의 목적·활동도 역시 민주적 기본질서와 충돌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신 근본적으로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통진당 강령은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우고 민중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생활 전반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진보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요지다.

김 재판관은 이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과 이를 구체화하는 문헌들을 종합해 볼 때 이 같은 통진당의 선언은 일하는 사람, 민중에 해당하는 계급과 계층의 이익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모순들을 극복해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재판관은 "통진당 강령상 '진보적 민주주의'의 구체적 내용은 이른바 진보적 정치세력들에 의해 수십년에 걸쳐 주장되고 형성된 여러 논리들과 정책들을 선택적으로 조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질적으로 광의의 사회주의 이념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게 김 재판관의 결론이다.

김 재판관은 "법정의견이 보는 것처럼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추구를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진보적 민주주의'를 도입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통진당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구조적인 것으로 인식해 구조적이고 급진적인 변혁을 추구하고 있더라도 단순히 확립된 질서에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는 민주국가에서 금지되는 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김 재판관은 "통진당이 표방하는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되는 사회'나 외세로부터 자유로운 '자주적 정부'는 오래된 정치철학적 전통 속에 있는 주장"이라며 "각국의 다양한 진보정당들이 같은 취지의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재판관은 통진당이 과거 민혁당 잔존세력 등 종북세력에 장악당했다는 정부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통진당은 분당과 창당, 재분당 등 과정을 거치면서 이른바 '자주파'(NL) 세력의 비율이 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전신인 민주노동당 당원 중 종북 성향 당원만 통진당에 잔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재판관은 이석기 의원의 'RO 내란음모 사건'과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 등에 대해서도 "통진당 전체가 조직적, 계획적, 적극적, 지속적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다"고 구별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산발적인 선거부정 행위나 정당 관계자 범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정당의 정치적 책임의 문제로 해결해 왔다"고 덧붙였다.

◇독일 공산당 해산 뒤 12만명 수사…사회적 부작용 우려

김 재판관은 통진당 해산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부작용이 민주사회의 순기능에 장애를 줄 정도로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진당 해산 결정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안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게 김 재판관의 전망이었다.

김 재판관은 "강제적 정당해산은 민주주의 체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당의 자유 및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추구하고 보호해야 할 사상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소수자들의 정치적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재판관은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통진당이 한국 사회에 제시했던 여러 진보적 정책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하게 만든 부분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는 대다수 당원들이 당원이 되고자 결심하도록 만든 큰 이유였을 것"이라고 했다.

김 재판관은 통진당 해산 인용 결정을 내리면 10만 여명에 이르는 당원 전체를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통진당을 지지한 국민을 반국가단체 지지자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재판관은 과거 독일 공산당 해산심판 청구사건에서 해산 결정이 내려진 뒤 12만5000여명의 공산당 관련자가 수사를 받고 6000~7000명이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 재판관은 "우리 사회에서 그런 일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해산 결정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 재판관은 "정당해산제도는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최후적·보충적 용도"라며 "정당해산 여부는 원칙적으로 선거 등 정치적 공론장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며 기각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낸 데 대해 "통진당의 문제점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통진당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며 "오랜 세월 피땀 흘려 어렵게 성취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성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정질서에 대한 의연한 신뢰를 천명하기 위해, 헌법정신의 본질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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