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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점거·고소… 태고종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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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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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적 집행부는 퇴진하라" vs. "비대위 폭력 행위 처벌하라" "태고종, 개인사찰 많아 자리다툼 심해…재정 투명성 높여야"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 앞에 경찰들이 충돌을 막기 위해 서 있다. (뉴스1 DB)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 앞에 경찰들이 충돌을 막기 위해 서 있다. (뉴스1 DB) © News1 안은나 기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30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 앞에 경찰관 140여 명이 칼바람을 맞으며 출입구를 지키고 서 있었다. 벌써 일주일째다.

지난 23일 오후 5시쯤 비상대책위원회측 스님 16명이 예고 없이 총무원에 들이닥쳐 사무실 안에 있던 태고종 집행부 스님 10여 명을 몰아내고 안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집행부 측 스님 한 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다음날 양측 스님들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를 비난하는 회견문을 낭독했다. 26일에는 각각 경찰청을 찾아가 항의시위를 했다. 쫓겨난 집행부 스님들은 경찰이 폭행을 방관했다고 항의했고 점거한 비대위 측 스님들은 경찰이 편파적이라며 비난했다.

경찰은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는 충돌을 막기 위해 총무원사를 지키고 있지만 선뜻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28일 양측 스님을 폭행 혐의로 연행한 경찰의 속내는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에 조사는 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가깝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종교 문제인데 당사자들이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느냐"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독단 집행부 퇴진" vs. "부채 책임 물어야"

관계자들은 이번 태고종 사태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비대위와 현 집행부 간의 갈등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대위는 지난해 9월 꾸려졌다. 이들은 도산 스님이 2013년 10월 총무원장에 당선된 이후 인사와 행정에서 독단과 전횡을 일삼으며 종단을 파탄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한다.

"2014년 3월 호법원장(대법원장 해당) 선거에서 수열 스님이 당선됐는데 도산 총무원장이 결과에 승복을 못 하겠다는 겁니다. 중앙 종회(국회 해당)에서 선거가 적법했다고 확인을 해줬는데도 말입니다."(비대위측 도각 스님)

지난해 중앙종회와 원로회의는 이 같은 이유로 도산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해임을 결의했다. 하지만 총무원장은 물러나지 않았다.

비대위는 총무원장이 종회와 원로회의의 결정을 무시하고 그의 결정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불법 징계를 내려 권력 독점을 꾀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도산 스님을 주축으로 한 현 집행부의 이야기는 다르다. 집행부 측 승환 스님은 도산 스님이 종단에 쌓인 부채 47억 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갈등이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도산 스님이 총무원장에 당선되고 보니 종단에 쌓인 부채가 무려 47억 원이었어요. 지난해 5월 청문회를 열어 빚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묻고 관련자를 종단 법에 따라 처벌했는데 이때 징계에 반대한 스님들이 모여 비대위를 꾸리고 총무원장 스님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승환 스님)

집행부 측에 따르면 부채 47억 원은 서대문구에 있는 봉원사가 벌인 납골 사업과 성북구에 있는 천중사 공사비용으로 들어갔다. 천중사는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운산 스님이 주지로 있던 사찰이다.

현 집행부는 전 총무원장인 인공 스님과 그 전 총무원장인 운산 스님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종단의 돈을 사업의 손실을 메꾸거나 사익을 도모하는 데 썼다고 주장한다. 현 집행부는 이를 이유로 인공 스님을 멸빈(종단 추방)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태고종중앙회 건물 출입이 통제돼 있다. (뉴스1 DB) © News1 안은나 기자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태고종중앙회 건물 출입이 통제돼 있다. (뉴스1 DB) © News1 안은나 기자
◇"개인사찰 많아 자리다툼 심해…재정 투명성 높여야"

학계는 이러한 태고종 내 갈등이 잘잘못을 가릴 문제라기보다 권력과 돈에 얽힌 다툼이라고 보고 있다.

윤원철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개인 사찰이 많다는 점이 태고종 내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집행부가 바뀌면 종단의 방침이나 절을 관리하는 주지 스님이 바뀔 수 있는데 개인 사찰이 많으니 집행부 자리다툼이 더 극심하다는 의미다.

거기에다 태고종은 조계종과 달리 개인 사찰의 재산권을 인정한다. 종단에 등록된 사찰이라 해도 재산권은 사찰을 일군 지주 스님이 가진다. 지주 스님이 입적하면 재산권이 종단에 귀속되는 조계종과는 다르다.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태고종은 집행부가 종단 공금을 어떻게 관리했느냐를 두고 새 집행부가 들어설 때마다 다툼이 있었다"면서 "종단과 사찰의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도들의 헌금, 시주, 보시로 쌓은 종교 재산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적 재산"이라면서 "재가 신도들이 재정관리를 하고 출가자들은 집행 후 감사를 받는 방법으로 재정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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