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숨어있다? 논란의 '오늘의TV' 앱, 어떻게 지울까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실에서 블로그에 안내한 '오늘의 tv' 앱 안내 글. /출처=서영교 의원실 블로그

국가정보원이 유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오늘의TV' '영화천국' 등 각종 앱(애플리케이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상 앱으로 둔갑해 스마트폰 속 정보를 훔쳐보는 스파이웨어는 자주 지적된 문제지만, 이를 국정원이 직접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과 거래하면서 사용한 e메일 주소(devilangel1004@)와 같은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의 인터넷 블로그에서 스파이웨어 앱이 대거 발견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7일 "해당 블로그 운영자가 SNS를 통해 공유한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오늘의TV' '영화천국' '애니빵빵' 등 영화나 드라마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앱들에 스파이웨어 기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에는 '100% 안전한 어플입니다! 카메라, GPS 및 정보 접근 권한 없습니다'라고 홍보했지만, 분석 결과 △GPS 현재위치 추적 △오디오 녹음 △카메라 촬영 △특정 주소로 데이터 송신 등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것.

만약 해당 앱을 설치하면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통화를 했는지 등 정보가 모두 해커 손에 들어가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같이 스마트폰 내부 정보를 몰래 빼가는 스파이앱들이 시중에 유포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정원 스파이 프로그램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게 시각도 있다.

보안업계에서는 이같은 스파이웨어 유포 방식을 이른바 '리패키징(Repacking)'이라고 말한다. 리패키징된 SW(소프트웨어) 앱은 해커들의 첫번째 범죄 통로로 이용된다.

리패키징은 말그대로 프로그램, 앱을 해커가 자신의 입맛에 맞게 다시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겉보기에는 동일한 기능이지만, 악성코드가 포함돼 각종 스마트폰 속 정보를 몰래 수집하는 등 해커의 다음 단계 범죄를 지원하게 된다. 주로 구글플레이스토어 마켓 등 정상적인 유통경로가 아닌 블로그, P2P사이트 등을 통해 유포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앱을 피하기 위해서는 공식 홈페이지 등 공식 통로를 통해서 앱을 다운로드 받도록 권고한다. 서드파티 마켓, 블랫마켓 사용을 자제하고,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에 첨부파일로 올려진 프로그램은 다운로드 받지 않는 것이 좋다.

해당 앱을 이미 다운로드 받은 경우에는 앱을 삭제해야 한다. 환경설정에 앱 관리에서 다운로드 항목에 있는 앱 가운데 자신이 다운로드 받은 적 없는 앱이거나 의심스러운 앱은 모두 삭제하는 것이 좋다.

바로 삭제가 안된다면 안전모드로 스마트폰을 다시 부팅해 기기관리자(휴대폰 관리자)에서 조치할 수 있다. 제조사별로 안전모드에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 각 회사에 정확한 순서를 알아봐야한다.

예를 들어 LG전자 스마트폰은 전원버튼으로 전원끄기 메뉴를 길게 누르면 되고, 삼성전자 제품은 부팅 시 통신사 로고가 나오고 '메뉴' 버튼에 불이 들어올 때 그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안전모드로 부팅된다. 이후 '설정-기기관리자(휴대폰 관리자)' 메뉴에서 스파이웨어로 의심되는 앱을 비활성화하고 해당 앱을 제거하면 된다.

조치가 어려운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해당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또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를 발족해 당사에서 휴대전화 해킹 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