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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폭력 연루' 남편 실종, 감금·성폭행까지…케냐 여성에 난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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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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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소요사태 ICC 증언하려다 실종…법원 "정부에 박해받을 가능성 있다"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케냐 여성 A씨는 지난 2013년 11월 만삭의 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홍콩을 최종 도착지로 예정하고 있었던 A씨는 동행을 따돌린 채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로 뛰어들었고 곧바로 보호 신청을 하면서 난민인정도 신청했다.

A씨의 입에서 나온 증언은 차마 믿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A씨 남편은 케냐 키쿠유족 폭력단체인 문기키 조직의 한 사람으로, 2007년~2008년 케냐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발생했던 소요사태에서 케냐 현 정권과 대통령이 저지른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증언하려던 중 실종됐다.

당시 사태는 키쿠유족 출신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다.

키바키 대통령은 '오렌지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경쟁후보 라일라 오딩가를 저지하기 위해 문기키 조직을 동원해 오딩가 지지 세력 학살에 나섰다. 문기키 조직은 여성할례 등 부족 전통을 지지했으며 상인·빈민으로부터 불법 세금을 걷거나 사지를 절단·참수하는 등 극단적 폭력 성향을 보였다.

사태는 2008년 키바키를 대통령, 오딩가를 총리직으로 하는 대연정 합의로 마무리됐다. 또 양측은 소요 사태 도중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을 일반 법정에서 처벌하기로 합의했다.

대연정 내각이 시작된 후 정부가 문기키 조직원들 검거에 나서자 A씨 남편은 2010년 초 문기키 조직에서 탈퇴했다.

그런데 A씨 남편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당시 소요 사태에 관한 증언을 하려던 중 체포돼 완전히 실종됐다.

A씨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케냐 여성들과 함께 단체를 만들어 남편의 행방을 찾기 위해 나섰지만 지난 2013년 A씨마저 정부 쪽 사람들에게 체포돼 6개월간 감금당했다.

A씨는 감금 도중 온갖 고문과 성폭행을 당했다. 결국 A씨가 임신을 하게 되자 정부 측은 A씨와 A씨의 아이를 중국에 팔기로 결정했고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향하던 중 극적으로 탈출했다는 것이 A씨의 증언이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소는 A씨 말이 엇갈려 신빙성이 없다며 난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법무부마저 같은 판단을 내리자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하태헌 판사는 지난달 24일 "케냐 정부에 불리한 사실을 폭로할 가능성이 있어 박해를 받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A씨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하 판사는 "동행하던 사람들을 따돌리고 급하게 난민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남편 실종시기 등 기억에 일부 착오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A씨 주장이 일부 사실과 달라도 A씨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 "법무부는 A씨 활동 단체의 존재 자체가 의심된다고 주장하지만 이 조직은 체계적이고 공식적으로 활동한 단체가 아니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성끼리 모여 만든 단체일 뿐"이라며 "중국에서 A씨의 아이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려고 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해서 A씨와 A씨 아이를 중국으로 넘긴 행위가 상식에 반하는 작위적 설정이라고 함부로 말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소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스토리를 준비하고 일부러 탈출하는 것같은 모양새를 만들어 난민 신청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오로지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이렇게 치밀하게 박해사유, 탈출경위를 사전에 준비하는 것도 무척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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