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시계·아웃도어…'스마트'로 승부거는 패션업계

2015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업계 최초로 참석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전시 제품./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패션업계에 '스마트 웨어' 바람이 불고 있다. 기성복은 물론 경쟁이 치열한 아웃도어 의류, 액세서리, 시계 기업들도 IT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패션기업들은 스마트웨어 연구개발팀을 신설해 제품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스마트 슈트 '인기', R&D팀 '웨어러블TF'도 운영
17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남성복 브랜드 로가디스에서 출시하는 '스마트 슈트' 라인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9월 첫 선을 보인 이래 지난해 가을, 겨울 시즌에는 300% 매출이 뛰었고 올해도 전년동기대비 80% 매출이 신장했다.


'스마트 슈트'는 삼성물산 남성복 사업부문에서 직장인들의 일상을 고려해 디자인을 잃지 않으면서도 생활에 유용한 IT기능을 탑재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재킷 손목 부위에 스마트 버튼이 내장돼 간편하게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원터치로 명함,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등 다양한 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IT기술을 적용한 제품라인 확대를 목표로 신소재 R&D팀 산하에 웨어러블TF(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연구 중이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가전박람회(IFA)에 패션업계 최초로 참가해 삼성전자와 함께 의류, 액세서리 등을 선보인 것은 웨어러블TF의 첫 작품이다.

박미경 신소재 R&D팀 부장은 "사물인터넷(IoT)시대를 맞아 패션업계에서도 의류, 액세서리에 스마트 기능을 넣는 다양한 시도가 있다"며 "모바일, 아웃도어, 피트니스 등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연구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야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에서 '야크온H'를 선보이고 있다. '야크온H'는 의류에 내장된 세탁 가능한 발열 옷감과 별도의 온도제어 장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다운자켓이다./사진=이기범 기자

◇아웃도어, 시계, 액세서리도 'IT융합' 시도 이어져
경쟁이 치열한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최신 기술을 결합한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최근 온도, 습도 조절과 위치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웨어 '야크온 H'를 내놓았다. 상반기에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티셔츠를 내놓은데 이어 두 번째 작품이다. 야크온 H는 등판 안쪽에 자체 개발한 섬유를 넣고, 휴대용 장치의 버튼으로 4단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을 통한 온도 확인, 조절 등도 가능하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시장 확대가 예상돼 R&D팀에 스마트웨어를 담당하는 인력을 충원했다"며 "IT기술을 결합한 제품 출시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계, 액세서리 등의 제품군에서도 IT와 융합 움직임이 활발하다. 액세서리 브랜드 쿠론은 스마트폰에 문자나 전화가 오면 상태를 가방 외부로도 확인할 수 있는 핸드백, 카드를 한 장만 인식할 수 있는 지갑 등을 내놓았다. 글로벌 잡화브랜드 파슬도 지난주 웨어러블 기기 개발사 미스핏(Misfit)을 인수해 기존 시계 사업에 스마트 시계 사업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IT기업도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해 패션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패션, 아웃도어, IT 경계가 허물어지고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제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