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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들이 재산 절반 이상 기부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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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훈 Claflin대학 경영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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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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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이야기]<30>"자식에 물려 주어 그의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다"

[편집자주] 미국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슈와 돈 버는 투자전략, 그리고 흥미로운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12월을 맞아 본격적으로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거리마다 보이는 구세군 자선냄비는 겨울의 시작을 알려주며 겨울철 한파가 몰아칠 때에도 간간히 들려오는 선행의 소식들은 우리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흔히 성경에서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돈 벌기에 몰두하고 자선사업 및 나눔에 인색한 부자들을 경고하는 어구다.

지난주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찬은 일주일 전 태어난 딸 맥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그들이 보유한 페이스북 주식의 99 퍼센트를 살아있는 동안 박애주의적인 활동들에 기부할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가치로 45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으로 다음날 그들이 기부할 단체가 영리단체인지 비영리단체인지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자신이 당대에 일군 부를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주는 게 아니라 상당부분을 공익을 위해 내놓는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처럼 우리와 친숙한 이름의 많은 미국 부자들이 기부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도 원래 워런 버핏,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주도해서 2010년에 설립한 기부단체인 '더 기빙 플레지'의 회원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기부 시도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더 기빙 플레지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살아생전 또는 유언장에서 최소한 재산의 절반을 자선단체나 박애주의적인 활동에 기부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오늘날 14개국에서 130명 이상의 커플과 개인들이 서약한 것으로 CNN머니에서는 지난 6월 보도하고 있다. 친숙한 이름의 많은 부자들이 서약에 참여했는데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마이클 블룸버그, 마크 저커버그, 칼 아이칸,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알렌 그리고 테슬라의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 등이다.

과연 이들은 어떤 마음가짐에서 이러한 기부활동에 참여할까? CNN 머니의 6월 기사는 몇몇 이유들을 소개했는데 그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죄책감에 기인해 서약하게 됐습니다. 나는 일찍이 나의 엄청난 재산이 우수한 개인적 자질이나 독창성이 아니라 놀랄만한 행운에 기인했다는 것을 인식했으니까요.” (석유, 가스, 금융산업에서 92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일군 BOK Financial의 회장 조지 카이저)

“나는 이러한 기부행위를 막대한 재산의 부담에서 나의 자식들을 보호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처럼 막대한 부는 그들로부터 그들 스스로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동기를 박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브스에 의해서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하고 세계에서 60번째로 부유한 부자로 선정된 145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신흥재벌 블라디미르 포타닌)

“나의 선택은 아들에게 돈을 줌으로써 그의 인생을 망치느냐 아니면 자선단체에 90퍼센트 이상을 기부하느냐였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죠.” (5-Hour 에너지사의 대표이사인 마노 바르가바)

위의 블라디미르 포타닌이나 마노 바르가바의 경우처럼 많은 기부자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노력의 참된 가치를 이해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기부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이는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에 반해서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이혼소송을 벌였던 해롤드 햄과 수잔 앤 아낼의 경우는 달랐는데 아낼의 자녀들은 실제로 그녀가 서약에 서명하도록 격려했다.

한국은 광복 이후 엄청나게 짧은 시간 내에 전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냈고 90년대말의 외환위기도 온 국민이 똘똘 뭉쳐서 무사히 극복해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경험에 있어서는 그 발원지인 서양에 비해 역사가 짧다. 1920년대의 대공황이라든지 1930년대 유럽에서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사태를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를 일찍이 경험했던 서구의 부자들 사이에서는 이로 인해 어느 정도 나눔의 문화가 정착된 듯하다.

물론 한국에도 이러한 전통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12대 300년 가까이 만석꾼을 유지했던 집안인 경주 최부자집 가문의 가훈 중에는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며, 만석이 넘으면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에는 남의 땅을 사지 마라’,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는 농본사회였던 조선시대에서도 서양의 자본주의 못지않게 훌륭한 부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한 전통이 있었다는 증거이다.

또한 가깝게는 기업을 사회에 환원했던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의 예도 있다. 이처럼 서양의 여러 나라 못지 않은 전통이 남아 있는 한국이기에 앞으로 서구의 기부왕 못지 않은 한국의 기부왕들도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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