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15시간 일하고 3만원" 선거 '열정페이' 시달리는 청년들

머니투데이
  • 이재윤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6.04.04 05:17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선거사무원 수당 1994년 이후 23년째 '동결'…보좌진 꿈꾸는 청년들, 취업 위해 '열정페이' 견뎌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선관위 직원들이 선거벽보를 첩부하고 있다. / 사진 = 머니투데이DB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선관위 직원들이 선거벽보를 첩부하고 있다. / 사진 = 머니투데이DB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서울시내 A후보 선거사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진형민씨(가명). 20대 중반의 프리랜서인 그는 지인 소개로 유세기간인 13일 동안만 일하기로 했으나 높은 업무 강도에 '괜히 했다' 생각이 든다.

진씨는 오전 5시 반쯤 집에서 출발해 6시쯤부터 그날 유세일정을 정리하고, 오전 9시쯤 유세차를 타고 현장에 나선다. 현장에선 구호를 외치고 홍보 음악에 맞춰 율동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다. 오후 8시쯤 마무리하고 사무소로 들어와 간단히 정리하면 퇴근은 보통 9~10시를 넘기기 일쑤다. 오전 6시부터 15시간 가량 일하고 받는 수당은 3만원. 식비 2만원과 일비 2만원을 별도로 받지만, 실제 하루 밥값과 자질구레한 씀씀이가 적지 않다.

진씨는 "막노동을 했으면 돈이라도 더 벌었을 것"이라며 "아무리 단순 노동, 경험삼아 나선 단기 아르바이트라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푸념했다.

◇하루 15시간 근무, 수당 3만원…23년째 '동결'=20대 총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선거사무원의 '쥐꼬리' 수당이 청년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3일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등에 따르면, 선거사무원 수당은 1994년 공직선거법(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정 후 현재까지 3만원으로 23년째 동결 상태다. 수당 외 공무원 국내 여비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실비(일비·식비)를 더해도 하루 동안 받는 돈은 7만원. 더욱이 선거법에 따라 식비는 물론 여타 비용도 후보자로부터 지급받을 수 없다. 식비·일비 4만원 중 상당액수는 하루 동안 지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침 출근길부터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강행군' 유세를 감안하면 선거사무원들의 실제 노동시간은 길게는 15시간에 달한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6030원)은 물론, 최소한 두 끼 이상은 해결해야 하는 식비, 초과 근무수당까지 생각하면 수당 3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15시간 일하고 3만원" 선거 '열정페이' 시달리는 청년들
◇선거판 '열정페이' 알면서도…청년들 몰리는 이유는=청년 선거사무원들은 현장 유세 분위기 '띄우기'는 물론 최근 중요해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홍보에 능하다. 또 각종 잡일과 야근도 40~50대 중장년층 사무원들보다는 청년들에게 주로 맡겨진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청년들이 선거사무원 경험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한 현역 의원 비서관은 "국회 보좌진의 꿈을 가진 청년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등용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당·국회이 인턴 보좌진조차 얼굴이 익고, 실력을 아는 사람을 뽑는 것은 여의도 바닥에선 상식"이라며 "선거사무원은 수당 3만원이라도 받지만, '경험'삼아 전혀 수당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선거에 동원되는 청년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의원 보좌관은 "최근 변호사·회계사 등 각종 전문직까지 국회 보좌진으로 나서는 마당에 '무스펙' 청년들은 선거사무원이나 자원봉사를 통해 인맥을 쌓는 게 유일한 통로"라며 "'몸으로라도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청년들이 많아 (사무원) 경쟁률도 높다"고 말했다.

◇ 선거사무원도 '노동자'…문제는 '돈'=전문가들은 선거사무원도 노동자로 간주하고 이에 맞게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용윤신 알바노조 사무국장은 "현재 선거사무원에 대한 수당은 근로기준법으로 정해진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명백한 사례"라며 "법 개정을 통해 선거 사무원 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무원 수당을 높일 경우 현재도 수백억대인 선거보전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역구 후보는 20~30여명 안팎(선거구 내 읍·면·동수의 3배수+5명)의 사무원을 선발 후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며, 득표율에 따라 비용을 보전받는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 보전예산 2858억원 중 지역·비례의원 지급액(예산)은 937억원이다. 득표율(15%이상 전액)에 따라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지급액은 △17대 538억원 △18대 782억원 △19대 892억원 가량으로 증가추세다. 선관위는 "현장의 어려움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20대 총선 후 사무원 수당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취합해 논의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