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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릴 수 있었는데…" 리딩증권의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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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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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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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3년간 수 천억원 기회손실의 책임은 누가 지나

[편집자주]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2013년 리딩투자증권의 대주주인 리딩밸류PEF의 파산 이후 시작된 새주인 찾기가 수많은 인수 희망자에 불구하고 결국 수포로 돌아간 뒤 지난 6일 김충호 부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만든 CKK파트너스가 리딩투자증권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4년 연속 적자로 청산 지경에 몰린 회사를 임직원들이 나서서 MBO방식으로 인수하겠다는 시도이다.

한때 증권·저축은행·창투·부동산 등 금융그룹의 가능성을 보일 정도로 주목 받던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근본 원인은 당시 최고경영자이던 박대혁씨의 무리한 경영과 투자 손실에 있다.

그러나 2013년 모든 손실을 털어버리고 뼈아픈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 출발했던 점을 생각하면 지난 3년의 황금 같은 세월을 속절없이 날려 버린 사실이 너무나 아쉽고 아프다.

특히 새 출발 당시 보유하고 있던 유무형의 자산 가치를 감안할 때 지난 3년은 회사 생존은 물론 매력적인 매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어서 안타까움이 크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지난 2012년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계약한 한국토지신탁 지분 31.29%(7900만주)를 6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80억원을 계약금으로 납부한 건이다. 나중에 자금 부족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처분했지만, 해당 지분의 현재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한다면 3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리딩증권 출신의 한 증권인은 박대혁씨가 경영과 투자 실패의 원죄를 벗을 수는 없지만 이 건 만큼은 성공적인 딜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 이후 경영진이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딜을 추진했더라면 1조원 가치의 한토신을 계열사로 보유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2008년 인수한 일본의 지크증권(리딩재팬)은 처음엔 부실 투자 논란이 있었지만, 2012년 말을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일본 증시에 힘입어 201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이 때 리딩재팬을 매각했더라면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월23일 리딩재팬 거래 고객의 금융 사고로 7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사고가 터지면서 리딩투자증권의 매각 진행에 결정적인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대주주 공백과 관리부실로 언제 터질 지 모를 시한폭탄이었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언제 어디서 또 터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선제적 전략 투자로 2012년 5월 중국 2위 증권사인 하이퉁증권의 홍콩 IPO에 2000만불을 투자한 것 또한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지금까지 보유했더라면 중국 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되면서 중요한 영업 기반이 됐을 것이다.

하이퉁 증권의 주가도 투자 시점 10달러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2015년에는 20달러 이상을 상당기간 유지한 바 있다. 매도만 잘 했어도 상당한 매매 차익을 거두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금전적 기회 손실보다 더 뼈아픈 부분은 해외증권거래 전문증권사로서의 영업가치를 고스란히 날려버린 점이다. 2004년 중국주식거래를 시작으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어렵게 구축해온 해외거래 시스템과 데이터, 네트워크, 전문인력, 노하우 등은 흔적 없이 날아가 버렸다.

대형사 3~4개를 제외하면 중소형사로는 리딩증권이 유일한 해외거래 중개 증권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글로벌 거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임을 고려하면 수백억원의 미래가치를 날려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딩증권은 물론이고 국내 증권업의 보이지 않은 기회 손실이 너무 막대하다.

그렇다면 리딩증권의 지난 3년간의 기회 손실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2013년 새출발 당시 기존의 내부 인사를 경영진으로 앉힌 주요 주주들의 선택은 참담한 실패로 돌아갔다. 경영권을 둘러싼 주요 주주들의 이해관계 대립과 이로 인한 경영 공백은 너무도 큰 기회손실을 초래했다. 그로 인한 피해는 주요 주주 자신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고, 애꿎은 소액주주와 직원들의 피해가 더해졌다.

이제 다시 내부 임직원들이 쌈짓돈을 모아 새 출발을 꿈꾸고 있다. 지난번과 달리 대리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주주 경영자들이다. 이번에도 주요 주주들이 회사 회생보다 자신들의 이해에 함몰된다면 자신들은 물론 애꿎은 소액주주와 임직원들에게 더 큰 상처만을 남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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