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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전 오늘...일제를 향해 단 한개의 폭탄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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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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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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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강우규 선생, 신임 일본 총독에 폭탄 투척

강우규 선생. /사진=위키미디아
강우규 선생. /사진=위키미디아
97년 전 오늘...일제를 향해 단 한개의 폭탄을 던지다
1919년 9월2일 오후 5시. 조선총독부 3대 총독으로 부임하는 사이토 마코토가 탄 기차가 서울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린 사이토 일행은 역 앞에서 환영행사를 마치고 관저로 향하는 마차에 올라탔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천지가 흔들렸다. 폭탄이 터진 것이었다.

거사 전인 이날 오전. 강우규 선생은 준비한 폭탄을 명주수건에 싸 허리에 단단히 맸다. 그 위에 저고리와 두루마기를 입으면 언제라도 손을 집어넣어 쉽게 폭탄을 꺼낼 수 있었다.

이날이 오기까지 강우규 선생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1910년 국권 피탈 후 만주로 건너간 그는 신흥촌을 건설하고 광동중학 등 6개 학교를 세워 민족교육사업에 헌신했다. 친형에게 한학과 한방의술을 익혀 한약방을 운영한 그는 상당한 부를 쌓았고 교육사업에 모든 재산을 쏟아부었다.

강우규 선생은 항상 마음 속에 안중근 의사와 같은 거사를 치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조국에서 3·1운동이 일어나자 자진해 거사계획을 준비했다. 러시아인에게 영국제 폭탄 1개도 구입했다.

문제는 일본순사의 눈을 피해 폭탄을 국내로 반입하는 것이었다. 선생은 폭탄을 다리 사이에 차고 서울시내까지 잠입하기로 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원산, 서울까지 먼 길이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서울에 도착한 그는 신임 총독의 부임 정보를 탐문하던 중 사이토가 9월2일 부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문에 난 사이토의 사진을 오려 가지고 다니면서 그의 얼굴을 익혔고 매일같이 역 주변 지형 지물을 조사, 폭탄을 던질 최적의 위치를 탐색했다.

거사 당일. 동료와 함께 남대문 밖 중국 요리점에서 점심을 한 그는 거사 위치로 향했다.

선생의 계획은 구체적이었다. 사이토를 폭살시키고 그 자리에서 자작시 한 수를 읊은 다음 일본 경찰에 붙잡히는 것. 마침내 사이토가 역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선생은 독립의 염원을 담아 단 한 개의 폭탄을 그에게 던졌다. 그의 나이는 66세였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사이토 암살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거사 직후 혼란스럽던 군중의 틈을 빠져나온 선생은 재거사를 계획했다. 하지만 16일 만에 순사 김태석에게 붙잡혔고 결국 사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역 앞에 있는 강우규 의사 동상. 강우규 의사는 1919년 새로 부임하는 사이토 마코토 조선총독부 총독을 향해 폭탄을 투척했다가 붙잡혀 이듬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사진=뉴스1
서울역 앞에 있는 강우규 의사 동상. 강우규 의사는 1919년 새로 부임하는 사이토 마코토 조선총독부 총독을 향해 폭탄을 투척했다가 붙잡혀 이듬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사진=뉴스1
사형이 확정된 뒤에도 선생은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날을 기다렸다. 슬퍼하는 이들에겐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며 오히려 위로했다. 그는 "내가 자나깨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청년들의 교육"이라며 "내가 죽어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에겐 죽음까지도 독립운동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다음해 11월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강우규 선생의 사형이 집행됐다. 그날도 선생의 몸가짐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단두대 위에 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이는구나. 몸은 있으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상이 없겠는가." 심경이 어떠냐고 묻는 일제 검사의 말에 선생은 짤막한 시를 남기고 순국했다.

2011년 9월2일. 강우규 선생이 일본 총독 마차를 향해 폭탄을 투척한 그 자리에는 92년 만에 선생의 동상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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