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회사는 잊어라…현대모비스 자율주행기술 선도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의 현대모비스 부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226,000원 0.00%)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흐름에 맞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부품 덩어리인 '모듈'을 주력 사업으로 해왔다면, 미래에는 첨단 IT가 집약된 자율주행 관련 기술로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기술 확보가 회사의 미래'라는 믿음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1위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올인'을 선포한 것은 2013년이다. 이때 600억원을 투자해 전자장치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장연구동을 만들었고 이후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듬해에는 레이더와 센서를 기반으로 보행자 인식, 전방 차량 추월, 상황별 자동제동(가속, 감속 포함) 기능을 구현하는 자율주행시스템과 원하는 빈 공간을 찾아 스스로 주차하는 자율주차시스템을 시연했다. 주변을 파악해 정보를 전달하며, 사람으로 치면 '눈'과 같은 센서와 카메라 시제품을 이때 개발한 것이다. 2015년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차세대 첨단제동 시스템 'iMEB'를 개발했다.

올초 1월에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최초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2층으로 대형 부스를 차리고 '운전자지원시스템(Driver Assistance System·DAS)'과 관련 세부 기술들을 선보였다. DAS가 실제 자동차의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한 DAS 자동차를 선보인 것.

RSPA(원격전자동주차시스템)/사진=현대모비스

LKAS(차선유지보조장치)/사진=현대모비스

DAS는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전자제어장치(ECU)에서 정보를 판단해 차량을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기반 기술이다.

DAS 관련 기술은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차선유지보조장치(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 능동 측면사각감지시스템(Active BSD·Active Blind Spot Detection), AEB(긴급제동보조시스템) 등이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차량 전방의 레이더 센서를 통해 차간 거리를 실시간 측정해 적정 차간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최근 나오는 현대차에 탑재돼 있다. 차선유지보조장치는 운전자가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을 이탈하면 차선을 이탈했다는 경고를 운전자에게 알리고 자동으로 핸들을 조향해 차선을 유지할 수 있게 제어한다.

능동 측면사각감지시스템은 주행중 후측방 사각지대 차량을 감지해 사이드미러에 경보등을 켜준다. 그래도 운전자가 사각지대 차량을 보지 못하고 차선을 변경하려 하면 이를 제어해 사고 방지에 도움이 된다. 긴급제동보조시스템은 전방 카메라 센서와 레이더 센서가 앞의 장애물을 감지해 위험한 상황이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그래도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긴급 제동해준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개별적으로 작동되는 이들 세부 기술들을 통합해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운전자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모든 것을 제어해야 하는 만큼 더 정밀하고 정확한 인지, 측위, 제어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자율주행기술의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해 관련 부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소재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전장연구동/사진=현대모비스

이 회사는 자율주행과 관련 연구·개발(R&D)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한국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독일, 인도 등 4개국에 R&D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거점 연구소는 한국기술연구소다. 한국 기술연구소는 3000여명 연구인력이 전장, 의장, 샤시, 램프, 제동, 메카트로닉스 등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연구소(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북미연구소(미국 미시건)는 국내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및 운전자지원시스템, 샤시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유럽과 북미 연구소에서는 콘티넨탈, TRW 등 글로벌 부품사에서 경력이 풍부한 임원급 연구원들을 영입하면서 R&D 연구인력 충원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 중국 연구소는 중국 현지 적합형 부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중국 흑하 동계시험장을 활용해 모듈, 조향, 제동 등의 실차 평가와 설계 개선을 맡고 있다.

글로벌 IT 인재가 풍부한 인도연구소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증을 책임지고 있다. 자동차 멀티미디어, 메카트로닉스 소프트웨어 설계에 집중하면서 지능형 차량 개발 연구에 한창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연구소 기반을 더 넓힐 계획이다. 지난해 인도와 북미연구소를 확장 이전했으며 조만간 유럽연구소도 확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자율주행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자율주행 시험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내외 5곳의 주행시험장에서 DAS 등 자율주행기술 시험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내년 봄에 서산에 고속주행로, 첨단시험로 등 14개 노면을 포함한 31만평 부지 규모(여의도의 6배 크기)의 주행시험장을 새로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