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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가 남긴 예술인 홀대, ‘혁신’ 가까운 복지로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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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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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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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예술인 문화정책 공약 들여다보니] ‘표준계약서’ 의무화, 프랑스 ‘‘앵떼르미땅’ 제도 도입 등 예술인 복지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열린 더불어포럼 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열린 더불어포럼 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추락한 예술인의 위상과 복지가 문재인 정부에서 과감한 혁신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자문위원회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밝힐 단계는 아니나, 공약 중심으로 설명한 내용 대부분이 ‘혁신’에 가까운 것들”이라며 “무엇보다 예술인의 복지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문화정책의 핵심 슬로건에 맞춰 예술인의 복지를 향상하는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표준계약서 사용 의무화’다. 기존 예술인복지법에 명시된 표준계약서 제도는 규정만 있고 실천 의무가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문재인 정부는 표준계약서 사용 의무화를 통해 표준보수 지급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할 경우 예술인의 지위 또한 노동자로 정의돼 근로기준법에 따른 4대 보험 보장 등 실질적 사회안정망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존엔 산재보험료 일부를 지원받는 것 외에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노동자의 권리를 더욱 보장하는 제도의 실효성은 프랑스가 19세기부터 실시한 ‘앵떼르미땅 제도’의 도입에서 드러난다. 비정규직 공연영상 예술인을 위한 실업보험제도인 앵떼르미땅은 기간제로 일하는 노동자와 기술자, 배우, 연주자 등에게 일정 근로 조건을 충족하면 실업급여를 주는 최저 생계 보호제도다. 최대 수급기간은 8개월이다.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하던 이 제도는 1969년부터 영화, 공연, 오디오영상 분야로 확대됐고, 공연과 공연 사이에 수입이 없는 예술인에게 실업보상금을 제공함으로써 예술인 사회복지제도의 우수 사례로 꼽힌다.

2005년 기준 프랑스 공연예술산업 종사자는 약 30만 명으로, 비정규직 15만 명 중 10만 명이 앵떼르미땅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앵떼르미땅과 같은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도입을 약속했고, 이와 관련한 예술인복지법의 파격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1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대응 집단소송 제안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블랙리스트' 기재 등으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들의 권익을 찾고 관련자들의 문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대응 집단소송 제안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블랙리스트' 기재 등으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들의 권익을 찾고 관련자들의 문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예술인=노동자’ 원칙에 입각한 제도들은 긴급 생활자금이나 작업실 전세금 지원 등 예술인 복지금고 조성, 청년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과 창작 인프라 조성, 저작권 보호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문화예술지원기관, 문화계와 함께 ‘공정성 협약’을 체결하고 지원심의의 공정을 높이고 창조적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예술인 복지 제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문화예술계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예술인의 열악한 세상을 알게 됐는데, 여전히 예술인복지법이 부실하다”며 “종사자들이 열정 페이가 아니라 노력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실효법을 마련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그럴듯한 제도를 열거해놓고 실효성이 없는 결과를 낳는 것보다 작은 정책이라도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블랙리스트로 위축된 예술인들이 다시 건강한 창작력을 선보이는 정책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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