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번주 사장단 인사 완료…교체대상 15명 이상 관측

삼성그룹이 이번 주 중 사장단 인사를 예고하면서 인사폭이 15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개 주요 계열사 사장급 전문경영인(대표이사 부사장 포함) 32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일 복수의 삼성그룹 소식통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2일 금융계열사를 포함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다. 이번 주 사장단 인사에 이어 다음주 임원 인사까지 예년보다 한달 이상 앞당겨 인사를 마무리하고 조직개편을 포함한 새틀짜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고위 임원은 "인사폭은 평년 수준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를 뛰어넘은 만큼 인사적체 해소나 인재 발탁 면에서 고민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총수 부재 장기화로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가 멈추면서 최근 반도체 호황에 가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의 판단이다.

삼성 안팎에선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잠시 물러났던 2009년 인사에 버금가는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에선 실적과 나이, 재임기간 등이 우선 고려될 전망이다. 나이 만 60세 이상, 재임기간 3~5년 이상인 경영진이 교체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날 단행된 삼성전자 인사에서도 이런 원칙이 확인된다. 3개 부문장의 평균 나이가 63세에서 57세로 6년 가까이 젊어졌다.

현재 17개 주요 계열사 사장급 가운데 60대는 17명이다. 내년 60세가 되는 인사까지 감안하면 3명이 늘어난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에서만 윤주화 삼성사회봉사단장(64), 장원기 중국전략협력실장(62) 등 6명이 60대에 접어들었다.

금융계열 4개사에선 김창수 삼성생명 (88,800원 ▲2,400 +2.78%) 사장(62), 안민수 삼성화재 (311,500원 ▲12,000 +4.01%) 사장(61), 윤용암 삼성증권 (38,050원 ▲700 +1.87%) 사장(61) 등 삼성카드를 제외한 3개사 사장이 모두 60대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 사장(64)을 비롯해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26,600원 ▲750 +2.90%) 사장(63), 정유성 삼성SDS 사장(61), 임대기 제일기획 (18,750원 ▲30 +0.16%) 사장(61)도 환갑을 넘겼다.

여기에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되면 50대 사장단에서도 물갈이 인사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명 이상이 자문역으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이유다. 삼성에선 그러나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재계에선 삼성전자 출신의 중용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그룹 내에서 'CEO(최고경영자) 사관학교' 역할을 했던 만큼 삼성전자 출신 인사가 계열사 사장에 낙점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 사장, 전동수 삼성메디슨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이 이런 사례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도 그동안 이사회 권한 강화와 이사회 중심 경영에 대한 뜻을 여러번 밝혔다"며 "사업 분야의 전문가와 경영 전반의 전문가가 상호보완할 수 있는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