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유골 은폐 책임자 처벌·참사법 통과하라"(종합)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참사, 가습기살균제 참사 가족이 요구하는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수정안 통과를 요구하며 연좌농성하고 있다. 2017.11.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부 합동 세월호현장수습본부가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 수색 도중 유골을 발견하고도 이를 닷새간 은폐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수정안'(사회적 참사법) 입법을 촉구했다.

4.16가족협의회·4.16연대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 유해 은폐 규탄 및 사회적 참사 특별법안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유해 발견을 은폐한 해양수산부와 사회적 참사법 통과를 저지하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을 차례로 규탄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먼저 유골을 발견하고도 이 사실을 은폐한 김현태 해수부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과 해수부를 강력 규탄하면서 책임자 엄중 처벌과 해수부의 조직개편·인사청산을 요구했다.

해수부는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유골을 1점 발견하고도 닷새 동안 이를 미수습자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결국 미수습자 가족들은 18~20일 유골 없이 장례를 치러야 했다.

세월호 유가족은 "유골 발견 은폐를 지시한 김 부본부장은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세월호 선체조사위 조사관에게 유골 발견 사실을 은폐하도록 지시했고 해수부 현장수습본부장은 21일까지 해수부 장관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유가족들은 김영춘 해수부 장관에게 해수부 내에 남아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방해하고 선체 인양을 지연시켜 온 박근혜 정권 인사의 청산과 조직개편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결국 그 사람들은 이처럼 상상할 수 없는 악행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난해 9월 종료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거론하면서 "사회적 참사법을 신속하게 본회의에 통과시켜 '제2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오히려 특조위 활동기간을 축소하거나 특검 가동 폐지 조항을 요구하는 등 방해를 일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유가족 40여명은 '진상규명'을 주장해오던 국민의당이 태도를 바꾼 것에 반발해 이날 오전 7시 국회 본관 앞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을 규탄하는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도 연대의 뜻을 밝히고 사회적 참사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주장했다.

강찬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외쳤지만 우리는 '피해자구제'를 6년 동안 외쳐왔다"고 고백하면서 "하지만 진상규명도, 피해자구제도 어느 하나 이뤄진 게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사회적 참사법을 '마지막 보루'라고 표현하면서 "사회적 참사법이 통과되어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피해자구제, 참사 재발 방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22일) 오후 2시 기준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국회의원 약속 캠페인'에 동참한 국회의원은 총 152명이다. 정당별로는 Δ더불어민주당 112명 Δ국민의당 32명 Δ정의당 6명 Δ민중당 2명의 국회의원이 수정안 통과를 약속했다.

여야는 이튿날인 24일 '사회적 참사법'을 본회의에 상정 여부를 두고 현재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내일이면 사회적 참사법 안건이 신속처리 안건으로 본회의에 상정된다"며 "다시 전국민적인 힘과 마음을 모아 안건 통과는 물론 제2 특조위 출발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지지의 뜻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세월호 유가족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실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실을 잇달아 방문해 Δ충분한 조사 기간과 인원 확보 Δ여야 추천위원 비율의 수정 Δ조사관들의 사법경찰권 보장 Δ특검 발의 후 60일 이내 국회 의결 등을 반영한 수정안 처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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