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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폐공장 즐비한 우범지대 '소셜벤처밸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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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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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2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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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 둥지튼 '청년 꿈공장'①] "돈 풀린다" 정책 기대감,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헤이그라운드에서 바라본 성수동 소셜벤처특구 전경./사진=지영호 기자
헤이그라운드에서 바라본 성수동 소셜벤처특구 전경./사진=지영호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셜벤처허브 위치도./자료=중소벤처기업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셜벤처허브 위치도./자료=중소벤처기업부

지난 17일 정오 무렵 서울 성동구 성수동 경일고등학교 인근 폐공장 사이로 듬성듬성 세워진 빌딩에서 청년들이 쏟아져나왔다. 정장 대신 개성 넘치는 옷을 입고 패셔너블한 장신구를 걸친 20~30대가 대다수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는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음악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서울 동부권 산업 중심지에서 폐공장이 즐비한 우범지대로 몰락했던 성수동이 이번엔 ‘소셜벤처의 테헤란밸리’로 거듭났다. 마침 지난 16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성수동을 소셜벤처밸리로 조성한다는 계획까지 나오면서 핫플레이스의 명성을 쌓아갈 전망이다.

소셜벤처밸리로 지목된 성수동은 서울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성수역, 분당선 서울숲역으로 둘러싸여 있다. 5~10분이면 대부분 지하철역사에 도달할 거리다. 무역과 소비의 중심에 있는 삼성동까지는 불과 4㎞다. 우수한 입지가 청년창업자를 끌어모으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산다는 이순희씨(66)는 “10년 전만 해도 어두컴컴한 골목마다 우범지대가 넘쳐났다”며 “공장을 헐고 깨끗한 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늘고 활력이 넘치는 동네가 됐다”고 말했다.

폐공장을 활용한 물류창고 뒤로 헤이그라운드가 보인다.
폐공장을 활용한 물류창고 뒤로 헤이그라운드가 보인다.
헤이그라운드 사무실 내부 모습.
헤이그라운드 사무실 내부 모습.
◇모여사는 소셜벤처의 힘…"정책 기대감"


“소셜벤처가 시너지를 내려면 커뮤니티가 중요합니다.” 성수동 소셜벤처 공동오피스 ‘헤이그라운드’를 운영하는 소셜벤처 ‘루트임팩트’의 나종일 매니저는 “입주기업 지원서비스로 재무, 회계, 법률 등 챙겨야 할 것이 많다”면서도 ‘커뮤니티 활동’을 소셜벤처 활성화 요인의 1순위로 꼽았다.

단기간 아이돌봄 서비스 ‘째깍악어’의 박현호 이사도 “소셜벤처 집적의 가장 큰 장점은 정보의 습득”이라며 “이곳에 있는 기업간 커뮤니케이션만 잘 이뤄져도 공조와 협조를 통해 플러스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벤처밸리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전문논의기구를 만들고 보텀업(bottom-up) 방식의 민간 아이디어 제안을 받아 지원하겠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밑그림이 표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중기부는 임팩트투자사, 액셀러레이터 등 지원기관 관계자와 정기적 교류기회를 마련하고 IR(기업공개)·피칭을 실시할 계획이다. 1200억원 규모의 소셜임팩트투자펀드를 조성하고 기업당 1억원의 창업사업화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에도 기대감이 엿보였다.

소셜벤처육성기관이자 투자사 소풍의 한상엽 대표는 “기존 소셜벤처와 임팩트투자를 해온 곳을 소셜임팩트투자펀드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며 “첫 단추는 잘 채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소셜벤처 관계자도 “소셜벤처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니 투자를 받아야 성장하는 곳”이라며 “이쪽으로 돈이 풀린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소셜캠퍼스온(溫) 입구.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소셜캠퍼스온(溫) 입구.
◇주목받는건 좋은데…젠트리피케이션 '부담'


주목받는 만큼 부담이 커지는 부분도 있다. 청년사업가들이 성수동에 몰리면서 주변 오피스시장을 움직여서다. ‘벤처의 요람’ 테헤란밸리의 쇠퇴와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나 매니저는 “주목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임대료가 오를까 걱정”이라며 “성동구가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자는 분위기 조성에 나서지만 결국 가격이 오르면 이 지역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까지 3.3㎡당 800만원대를 유지하던 성동구 지식산업센터 매매가격은 3분기부터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그나마 최근 공급이 크게 늘면서 올해들어 매매가격과 임대료가 보합상태다. 성수동 일대에는 40곳 이상의 지식산업센터가 집중돼 있다.

정경진 서울숲한라에코공인 대표는 "20~30대의 사무공간 문의가 2년전보다 3배정도 늘었지만 자본이 적은 스타트업이보니 임대료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말까지 오르다 지금은 공급과다로 주춤한 상태지만 주목을 받을수록 임대료는 다시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위탁을 받아 소셜캠퍼스온(溫)을 운영하는 상상누리의 이정명 매니저는 "이곳에서 퇴거한 기업 중 성수동에 사무실을 낸 곳은 거의 없다"며 "무료로 이곳을 이용하던 사업가들이 퇴거하면 성수동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벤처밸리 내 한 지식산업센터
소셜벤처밸리 내 한 지식산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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