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중국 '저출산' 고민…예물, 신혼여행 비용지원까지

/AFPBBNews=뉴스1

오랫동안 '한자녀' 정책을 고수했던 중국이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년 전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한 후 출산은 물론 결혼비용까지 지원하면서 출산 장려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지방 정부는 둘째 아이를 낳는 가정에 현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또 세금, 교육, 복지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인구는 약 14억명으로 세계 1위이지만 출산율은 150위권 밖이다. 2016년 기준 중국의 합계 출산율은 평균 1.7명이며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성 등 동북3성의 출산율은 0.5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2022년에는 인도가 중국 인구를 추월할 전망이다. 중국은 아직 1인당 소득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저출산 문제를 직면하면서 경제적·사회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저출산 문제를 겪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가임연령 여성(15~49세) 부족이다. 중국 정부가 1979년부터 2015년까지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하는 동안 수많은 여자 아기가 낙태를 당하거나 버려졌기 때문이다. UN 통계에 따르면 2015~2020년 기간 동안 중국의 가임 여성이 2800만 명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중국에서는 청년 인구가 부족한 지방 정부부터 앞다퉈 출산 장려책을 펴고 있다. 산시성에서는 중국 최초로 '결혼 장려금'을 도입하고 올해 예산 9500만위안(약 155억6000만원)을 배정했다. 결혼사진, 신혼여행, 웨딩드레스 등 과시적 비용까지 일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웨딩드레스 비용의 5%나 결혼예물용 금 1g 당 3위안(약 500원)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중국 후베이성 센타오시에서는 에스토니아와 호주처럼 둘째 아이를 출산했을 때 1200위안(약 19만6000원)을 지급한다.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2016년 1월 한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출산 장려 캠페인과 출산지원금, 육아수당,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크지 않다. 많은 중국인들이 오랫동안 지속된 산아제한 정책에 익숙해져 있는 데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둘째를 낳길 꺼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출산율은 10만 명당 1243명으로 전년 대비 4% 줄었다.

국가 차원의 출산 장려 방식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도 크다. '잉여여성: 중국 성 평등의 부활'의 저자 레타 홍 핀처는 중국 정부가 27세 이상 여성을 잉여 여성'이라 표현하며,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는 20대 초중반 여성을 칭송해왔다고 비판했다. 2015년 베이징 민정국 혼인관리처에서 "좋은 부인이자 엄마가 되는 것은 여성 최고의 업적"이라는 문구의 출산 장려 포스터를 게재했다가 큰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