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뇌지도 활용한 ‘치매예측의료기기’ 나왔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뉴로아이를 통한 3D 뇌영상 분석/사진=조선대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이 한국인 표준뇌지도 작성 및 뇌영상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치매 예측의료기기에 대해 식약처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 치매 진단은 MRI(자기공명영상)로 뇌를 촬영한 뒤 정상 뇌와 비교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선대학교 치매국책연구단 이건호 교수/사진=조선대

이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세밀한 부분에 대한 점검이 어렵다. 해외에서는 뇌영상 분석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서양인 표준뇌 기준이라서 한국인 특성과 맞지 않고, 영상 분석도 자동화 돼 있지 않아 국내에 도입해 쓰기 어렵다.

이에 연구단은 동아시아인에 최적화된 치매조기예측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5년간 60세 이상 지역민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신경심리검사, 유전체검사 등 치매정밀검진을 통해 치매위험군을 선별, 아시아 최대 규모의 표준화된 바이오·의료 빅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중 정상으로 판별된 한국인 1000명 이상에 대해 정밀 MRI를 촬영해 연령대별 남․녀 표준 뇌지도를 작성하고, 표준뇌지도와 환자의 영상자료를 자동으로 비교·분석해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단은 연구성과의 조기 실용화를 위해 참여기업인 인포메디텍에 한국인 표준뇌지도와 뇌영상 분석 기술을 이전했고, 인포메디텍은 이전 받은 원천기술을 토대로 치매를 조기예측할 수 있는 의료진단보조시스템(CDSS, 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인 ‘뉴로아이’(NeuroAI)를 개발,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2등급)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동반되는 미세한 뇌손상을 식별해 낼 수 있어 알츠하이머성 치매 조기예측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의료기기는 현재 서울대병원 등 6개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치매연구단을 이끈 이건호 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 최적화된 치매 예측기술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및 기술수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