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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이 범죄? 걸리면 재수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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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가영 기자
  • 2018.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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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범죄'라는 인식 약해, '실수'로 치부하기 일쑤…"처벌 강화 통해 중대 범죄란 인식 심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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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음주운전 안전불감증'이 위험수위다.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잇따른 사망사고에도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는 행위는 근절되지 않는 상황. 운전자의 안일한 인식과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음주운전에 선처를 베풀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관련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6일 충북 청주에서 음주 교통사고 차량에 탑승했던 여성이 사고 8시간 만에 발견됐다. 이 여성은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에는 만취 운전자의 차량에 탑승했던 해군 병장 이모씨(24)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씨는 전역을 불과 두 달 앞둔 상태였다.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실장(왼쪽)과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DB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실장(왼쪽)과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DB
고위 공직자의 음주운전도 한 달 새 2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23일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사퇴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용주 민주평화당(전남 여수갑) 의원은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윤창호법'을 공동발의한 이 의원은 여론의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음주운전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로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관대한 인식'이 꼽힌다. '한 잔쯤이야', '안 걸리면 된다'는 생각에 음주운전을 중대한 범죄 행위라 인식하지 않는 것이다.

과거 음주운전 훈방조치 경험이 있다는 운전자 A씨(49)는 "만취했을 때 아니면 음주운전이 위험하다는 느낌이 안 드는 것 같다"면서 "범죄라기보다 '걸리면 재수 없는 일' 쯤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분위기 탓에 재범률이 높은 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4.7%다. 중독성 강한 마약 범죄 재범률(32.3%)보다 높은 수준이다. 3회 이상 재범률도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송인 노홍철, 그룹 2PM 준케이, 배우 송강호, 배우 이이경, 배우 구재이, 배우 김현중, 그룹 젝스키스 은지원, 가수 호란./사진=머니투데이DB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송인 노홍철, 그룹 2PM 준케이, 배우 송강호, 배우 이이경, 배우 구재이, 배우 김현중, 그룹 젝스키스 은지원, 가수 호란./사진=머니투데이DB

음주운전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낮은 인식은 연예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음주운전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갖는 자숙 기간은 매우 짧은 편이다. 지난 4월 배우 구재이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후 9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방송인 노홍철도 2015년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지 10개월 만에 예능방송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연예인들의 음주운전과 복귀가 자주 반복되며 음주적발 사실이 대중에게 쉽게 잊히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유명 배우 A씨의 음주운전 사실을 잊고 지내다 최근 다시 깨닫게 됐다"며 "연기력이 출중해 나오는 작품을 다 챙겨봤는데 이젠 그러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중의 '망각' 속에서 음주운전 재범 사례도 넘쳐난다. 가수 호란은 2004년, 2007년, 2016년 세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강인은 2009년 10월 음주운전 뺑소니로 처벌받은 뒤 복귀했으나 2016년 다시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룹 젝스키스 은지원도 두 차례나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택광 문화평론가는 "한국 사회는 술 문화에 관대해 술과 관련된 범죄에 온정적인 태도를 보이곤 한다"며 "이로 인해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문제가 가벼이 여겨질 수 있지만 가볍게 봐선 안 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음주운전 때문에 발생한 사고만 2만여건.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가영 일산서부경찰서 경사는 "습관적 음주운전자가 많은 상황에서 법 개정을 통해 처벌이 강화되면 음주운전이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가 늘어나며 방지 대책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술이나 약물 등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낼 경우 형량을 올리는 방향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윤창호법)을 통과시켰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씨의 이름을 딴 것. 개정안에 따르면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 가해자를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게 된다. 현행 '1년 이상 유기징역'보다 형량을 높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월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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