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스토리]"北 더이상 도발 안할 것" 마하티르 누구

【푸트라자야(말레이시아)=AP/뉴시스】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93)가 13일 푸트라자야에서 AP 통신과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중국이 일대일로 건설을 위해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와 체결한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을 따른 철도 및 가스관 건설을 폐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8.8.13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1925년생, 2차 세계대전을 겪은 94세 현역 총리.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경제노선 논쟁. 한국과 일본을 배우자는 산업화 정책의 주역….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1981년 총리에 선출돼 2003년까지 무려 22년 재직한 그 마하티르가 맞다.


지난해 싱가포르 아세안 정상회의서 만난 후 재회하는 것으로,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계기로는 첫 회담이다. 마하티르는 이력에서 보듯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고, '평화'와 '경제'라는 문 대통령 핵심 화두를 모두 이해하는 지도자로 꼽힌다.




그의 본업은 의사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의학을 전공했다. 2차세계대전을 몸으로 겪었다. 이때 간접적으로 냉전이나 한반도 상황과 인연이 생긴 셈이다.


그는 1960년대 정계 입문했다. 총리 시절 말레이시아 경제발전을 이끌면서 일본과 한국을 배우자는, 이른바 향동 학습(Look East Policy·동방정책)을 펴 한국과 인연이 깊어졌다. 마하티르 총리는 제조업 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한국 등에 공무원과 학생 연수를 대거 보내 인재를 길렀다.


문 대통령은 12일 동포간담회에서 "우리는 말레이시아가 동방정책을 추진할 때 1983년부터 2011년까지 3000여 명의 말레이시아 공무원과 기술자 연수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가 터지자 극복방안을 두고 DJ와 입장을 달리 한 것도 유명하다. 말레이시아는 한국처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이른바 마하티르 방식이다. 마하티르에게 한국은 본받고 싶은 점도,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특징도 가진 나라인 셈이다.

그가 2003년 정계를 은퇴할 때만 해도 78세, 적잖은 나이였다. 그러다 15년 후인 지난해, 야당 정치인으로 복귀했고 5월 총선에서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94세라는 나이도 화제다.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지만 그는 지난해 말 "나는 임시총리고, 2년내 물러날 것"이라고 말해 이 약속을 지킬지도 말레이시아 내 관심사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해 11월14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북한 관련 의견을 보여 문 대통령 등 우리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한때 아시아의 은둔국가로 평가 받았으나 이제는 아시아 경제 발전에서 선두를 달리는 첨단국가로 성장했다. 특히 산업기술, ICT,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선진국가로서 우뚝 섰다. 과거에는 말레이시아보다 못사는 나라였는데 최첨단 국가가 됐다. 한국 성장의 비결을 배우고 싶다.

한국은 또 대외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북한이 자세를 바꾼 것을 알아채고 그 진정성을 평가해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고 우정을 쌓고 있다. 북한이 하룻밤 사이에 군사역량을 모두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도발행태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과거와 같은 한반도 군사긴장도 사라질 것이다. 2차 태평양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발화점은 한반도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한국은 우리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이 발언이 인상 깊어 정확한 원문을 말레이시아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자 "말씀자료를 총리에게 제출했는데, 총리가 즉석에서 원고를 써서 연설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대변인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논쟁이 있었던 그 장면도 연상되고, 1차 태평양전쟁(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로 2차 태평양전쟁 (우려를) 말한 것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