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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보다 범죄수단으로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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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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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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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탈세, 마약구입, 무기거래 등에서 '검은 돈'으로 전락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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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최근 비트코인이 재벌가 및 연예인 등의 불법 자금으로 이용되면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SK와 현대 3세인 최씨와 정씨는 비트코인으로 마약을 구입했는데, 이들이 마약 공급책 이씨에게 돈을 보내면 이씨는 받은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후 마약판매상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클럽 버닝썬에 1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타이완 여성 ‘린 사모’는 국내에 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들여 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소개됐을 때만 해도 거래나 저장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미래의 새로운 화폐등가물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컸다. 국경을 초월한 미래화폐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등장한 지 10년이 됐지만 점점 합법적인 거래수단으로의 기능은 떨어지고 오히려 범죄수단으로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비트코인이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많았고 이대로라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013년 7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마약, 악성 코드, 신용카드 정보 등 온갖 불법 거래를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던 ‘실크로드’ 사이트를 단속하고 비트코인 2만6000개를 압수했다. 올 4월 캐나다 토론토 고등법원은 특정 환경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만 접속되는 ‘다크웹’(dark web)에서 마약을 구매한 ‘메튜 펜’이 거래에 이용하고 보유한 비트코인 281개 가량이 있는 컴퓨터를 압류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일반적인 검색으로는 노출되지 않는 인터넷 사이트 ‘딥웹’(Deep Web)에서 해외에서 밀반입한 마약을 비트코인을 받고 판 마약사범 80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심지어 해커 범죄집단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컴퓨터를 감염시킨 후 이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거액의 비트코인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7년 6월 국내 웹호스팅 업체 ‘인터넷나야나’는 해커에게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뒤 당시 총 13억원에 달하는 397.6BTC(비트코인)를 범인에게 지급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불법행위 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분산화에 따른 익명성과 추적이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거래할 때 암호화된 계정을 통해 거래자간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은 채 이동할 수 있고 또한 개인간 거래를 통해 바로 현금화도 가능하다. 비트코인이 초기에 내세웠던 거래의 자유화는 확장성의 한계, 거래지체, 시세변동 등으로 위기에 내몰린 반면 분산화와 익명성에 기반한 은밀성은 범죄 수단으로 딱 들어맞았다.

그러는 동안 비트코인의 미래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4일 제2회 분산경제포럼에 참석한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자산은 사기다”고 단언했다. 그는 “가상자산은 익명성으로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횡령, 탈세, 테러, 인신매매 등 범죄에 악용될 것이며 법정화폐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비트코인의 안전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못하자 전 세계적인 추세도 점점 비트코인의 화폐성을 부정하거나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각 국의 용어 변경과 견해 수정 움직임은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미국증권위원회(SEC)는 증권으로도 보지 않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본은 2017년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가상통화’를 공식 용어로 사용했지만 올 3월 일본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암호자산’으로 명칭을 바꿨다. 지난해 3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비트코인 등을 ‘가상자산’으로 명명했고, 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해 6월 가상통화(Virtual Currencies), 암호자산(Crypto-Assets)을 쓰기로 했다가 10월 이후 가상자산(Virtual Assets)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암호화폐라는 용어를 쓰지만 국내 정부와 공공기관도 ‘가상통화’ 용어에서 ‘가상자산’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현재 비트코인을 탄생시킨 블록체인 기술은 인증, 보안이 필요한 유통, 부동산 매매, 의료 데이터, 금융거래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실험을 거치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분산화와 금융의 자율화를 내세웠던 비트코인은 거래소 중심으로 집중화 권력을 낳았고 익명성과 탈중앙화는 오히려 범죄수단으로 악용되는 실정이다.

앞으로 비트코인이 초기에 내걸었던 기치대로 통화 대체물로 미래화폐가 될지 아니면 실제 사용가치는 없는 범죄수단으로 전락할지는 단순한 분산기술이 아닌 신뢰성과 안전성 확보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아직까지는 합법적 거래수단보다 지하경제 범죄수단인 '검은 돈'으로 더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4월 10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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