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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다크투어리즘' 통한 사회적 치유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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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중 기자
  • 2019.04.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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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이제는]단순 관광지는 유가족에 또 다른 상처...'반성적 사고' 없는 공간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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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개관한 세월호 기억ㆍ안전 전시공간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스1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개관한 세월호 기억ㆍ안전 전시공간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가 아무리 피해자라고 해도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있고, 우리가 아무리 안타까워해도 옆에서 온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안타까워하지 않는 한 흔적은 지워질 수밖에 없어요. 기억교실이나 팽목항, 분향소 같은 장소들이 하나둘 사라질 때마다 마음에 구멍이 계속 뚫리는 느낌이에요. 이러다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겠구나 하는 두려움. 이렇게 잊히겠구나"(박요섭, 박시찬 아빠)

오는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년 되는 날이다.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가 잊혀져 가는 것에 슬픔을 느낀다. 그러나 추모공간 설립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도 있어 이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을 다른 방식으로 기억할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이 주목받고 있다.

◇다크투어리즘은 무엇? = '다크 투어리즘' 이란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 말이다. 블랙투어리즘(Black Tourism) 또는 그리프투어리즘(Grief Tourism)이라고도 불린다.

여행하면 떠오르는 '즐거움'과는 상반되는 비극적인 역사 현장 등을 왜 찾게 되는 것일까.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의 저자 아즈마 히로키는 "한 공간에서 일어난 슬픔은 그곳에 가야만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을 통해 슬픔은 공유되고 외부에까지 전파된다"고 서술했다.

여행자들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아픔의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온전히 체험하고, 반성하면서 다시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 것이다.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알리거나 재난·재해의 실상을 보여주는 유적지나 기념관 등 다크투어리즘 역사문화관광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는 이유다.

이런 '다크투어리즘'이 '안전불감증'으로 '인재'(人災)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우리나라에서 반성적 사고를 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3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4·3 71주년 추념식이 열리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3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4·3 71주년 추념식이 열리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의 4.3사건 유적지·평화공원, 알뜨르 비행장이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의 예이다. 6.25전쟁 시 북한군이나 중공군 포로를 수용한 거제포로수용소, 민주화 운동 성지인 5.18 민주묘지, 대구 지하철 참사의 대구시민안전 테마파크, 서울 한가운데 있는 서대문형무소 등도 해당된다.

해외의 경우는 '다크투어리즘'이 더욱 활성화돼 있다.

미국에서는 보스턴의 '자유의 길'이 있다. 보스턴 16곳의 역사적 명소를 지나는 2.4km정도 되는 바닥에 표시된 빨간 길로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 장소로 꼽힌다. 보스턴에서 영국에 대항한 미국의 자유와 독립의지가 담긴 역사가 있는 곳으로 잘 보존·운영되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아우슈비츠가 보존하고, 전쟁의 참상을 알리면서 희생자를 위로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국제 위령비와 박물관이 건립됐는데 박물관에는 학살한 시체를 태운 소각로, 고문실 등이 유물로 전시돼 있다.

중국의 난징대학살, 인도의 간디기념박물관 등 많은 곳도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크투어리즘'의 명암 =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다크투어리즘'이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잊혀져 가는 기억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부분에서 의도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현장에 담긴 의미가 변질될 경우 사건의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또, 역사적 현장에서 제대로 되돌아보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숙제다. 기존 박물관이나 관광지와 같이 단순 해설로는 관광객의 사진 찍는 장소만 될 뿐 역사적 교훈을 남기는 장소의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은 2008년 '제주4․3의 기억과 다크 투어리즘-사회운동으로의 전망'이라는 논문에서 "4.3관련 다크 투어리즘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따라 '다크'만 남을 수도 있고, '투어리즘'만 남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보는 관광이 아닌 느끼고 체험하는 '다크투어리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추억공간'도 비록 광장에 설치됐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있었지' 정도의 사진이나 찍는 투어 개념만이 남는다면 그 의미가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고문헌>
-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 아즈마 히로키 저
- '다크투어리즘을 활용한 문화관광 산업화 방안에 관한 연구 (2011.3.7)', 김현철(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정보경영 박사과정)·류준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NID대학원 겸임교수)·하규수(호서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공저
- '제주4ㆍ3의 기억과 다크투어리즘 - 사회문화운동으로의 전망' (2008, 4·3과 역사 제8호), 현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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