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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싸고, 왜 물 안 내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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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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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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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 본 것 그대로, 같이 쓰는 화장실서 배려 無…"변기 뚜껑 열기 두렵다" 스트레스 호소도

뚜껑이 닫겨 있는 변기는 누군가에겐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 안에 뭔가가 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사진=남형도 기자
뚜껑이 닫겨 있는 변기는 누군가에겐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 안에 뭔가가 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사진=남형도 기자
#직장인 이소영씨(28)는 공공화장실을 갈 때면 뒷목이 쭈뼛 선다. 이번엔 어떤 불결한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서다. 변기 깔개에 엉덩이를 대는 것도 싫어하는 터라 더 그렇다. 특히 변기를 마주했을 때, 뚜껑이 닫겨 있으면 두려움이 극대화 된다. 그 안에 뭐가 남겨져 있을지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변기 뚜껑을 열기 전 항상 물을 먼저 내린다. 이씨는 "누군가 배설을 해놓은 걸 우연히 보기라도 하면 기분이 몹시 나쁘다"고 호소했다.

공공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 뒤 변기 물을 내리지 않는 비매너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를 직접 청소해야 하는 미화원들은 물론, 화장실 이용객들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 이를 직접 본 몇몇 이들은 "불쾌감에 하루종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할 정도다.

머니투데이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중구 일대 공공화장실 10곳을 살펴본 결과 배설물을 내리지 않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내 화장실에선 누군가 소변을 본 뒤 물을 내리지 않은 것이 발견됐다. 변기 깔개 주변엔 오줌이 여러군데 튀어 있었다. 시청 인근 한 카페 화장실에선 변기에 대변이 남아 있는 것도 찾아볼 수 있었다. 가까이 가기만 해도 고약한 냄새가 났다. 물을 내리면서, 저절로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화장실 이용객들은 이 같은 행태에 전부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유근씨(61)는 "화장실을 이용했으면 다음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사용하는 게 매너인데, 왜 이런 기본적인 것도 안 지키는지 모르겠다"며 "광화문엔 외국인들도 많은데, 부끄럽지 않느냐"고 목소릴 높였다. 직장인 최대훈씨(35)도 "남의 배설물을 보면 정말 찝찝하고 짜증이 난다"며 "도대체 왜 물을 안 내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이를 청소하는 미화원들은 더 고충이 심하다. 종로구 한 빌딩서 만난 미화원은 "자기가 남긴 걸 누군가 치운다는 생각도, 배려도 전혀 안 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장비를 쓰고 해도 청소할 때 힘든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화장실을 쓰면서 변기 물을 내리지 않는 심리는 대체 뭘까. 전문가들은 배려 부족과 분노감(感)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물을 내리는 건 자연스런 행동인데,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것"이라며 "이들 중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이 많단 점에선, 개인적 요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론 분노감을 표출하는 방법으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며 "사회로부터 박탈감과 상실감을 느낀 뒤, 이에 대한 피해 심리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로 유분증(遺糞症: 어린 아동들이 대변을 실수하는 것)은 부모 간섭과 통제에 대한 저항과 분노 표현이라는 심리적 원인 설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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