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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고개 숙이게 한 '북한 목선 귀순'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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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람 인턴기자
  • 2019.06.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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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대기 귀순' 앞에 군은 '까막눈'…사건 보고 내용도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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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장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북 소형 목선 관련 대국민사과문을 발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에서 온 '목선 한 척' 때문에 고개를 숙였다.

정 장관은 20일 북한 주민들이 목선을 타고 삼척항을 통해 귀순해 온 사건과 관련해 "군의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점검해 책임져야 할 관련자들에 대해선 엄중하게 문책하겠다"며 사과했다. 지난 15일 북한 주민들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귀순하는 동안 군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따른 사과였다.

정 장관은 "사건 발생 이후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해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국민께 소상하게 설명드리겠다"며 "사건 처리 과정에서 허위보고나 은폐행위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 '대기 귀순'…무슨 일 있었나
군 발표에 따르면 문제의 목선은 북한 주민 4명을 태우고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2일 밤 9시쯤 NLL을 넘었다. 길이 10m, 폭 2.5m, 무게 1.8t에 28마력 엔진을 단 작은 배였다. 이들은 지난 10일 NLL 북방에 있던 북측 어선군에 합류해 위장조업 활동을 하며 기회를 엿보다가 12일 NLL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3일 오전 6시에 울릉도 동북방 약 55㎞ 해상에서 정지했으며 오후 8시쯤 기상 악화로 표류했다.

15일 강원 삼척시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이 해경 경비함에 의해 예인되고 있다.(강원 삼척항 인근 CCTV 캡쳐)/사진=뉴시스
15일 강원 삼척시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이 해경 경비함에 의해 예인되고 있다.(강원 삼척항 인근 CCTV 캡쳐)/사진=뉴시스


이후 이들은 육지 방향으로 최단거리 항해를 시작해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삼척항 동방 약 4~5㎞ 해상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했다. 이들이 삼척항으로 곧바로 들어오지 않고 대기한 것은 야간에 엔진을 켜고 접근할 경우 우리 군의 대응 사격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상에서 밤을 샌 이들은 지난 15일 일출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해 오전 6시20분쯤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배를 댔다.

◇"핸드폰 좀…" 산책하던 주민이 신고
삼척항에 배를 댄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쯤 산책을 나온 주민에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목선에는 총 4명이 타고 있었다. 신고자가 방파제에 나와 있던 1명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그는 "북한에서 왔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들이 타고 온 목선은 이날 오전 7시 35분 해양경찰청 경비정에 의해 동해항으로 예인됐다.

삼척항 도착 사흘째인 지난 18일 배를 타고 온 4명 가운데 2명이 귀순했고 나머지 2명은 북한 송환 의사를 밝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건너갔다. 귀순 의사를 밝힌 선장은 가정불화를 이유로, 나머지 한 명은 한국 영화를 보다 북한 당국에 적발돼 처벌이 두렵다는 이유로 귀순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57시간 까막눈' 비난 직면한 軍…'오락가락 발표'도 문제
군 당국은 북한 주민들이 NLL을 넘어와 삼척항에 도착하기까지 약 57시간 동안 이 목선을 발견하지 못해 비난에 직면했다. 심지어 이들이 삼척항으로 향할 당시엔 NLL 부근에 경비함 여러 척이 경계 작전 중이었고 P-3C 초계기와 해상 작전 헬기 등도 정상적으로 초계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안상민(해군 준장) 합동참모본부 작전 2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안규백 국방위원장실에서 '북한 목선 삼척항 접안 귀순' 관련 보고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안상민(해군 준장) 합동참모본부 작전 2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안규백 국방위원장실에서 '북한 목선 삼척항 접안 귀순' 관련 보고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튿히 군 당국은 북한 어선들의 조업이 늘어난 지난달 말 이들의 NLL 침범을 감시하기 위해 경계 작전까지 강화한 상태였다. 평소보다 강화된 경계에도 불구하고 목선 하나를 못 봤다는 얘기다. 군은 당시 경계태세에 문제가 없었지만 해상레이더 등 장비상의 한계로 정확한 식별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거짓 발표도 여론의 비난을 샀다. 군은 지난 17일 북한 주민들이 '기관 고장'으로 표류해 왔다고 발표했지만 이틀 사이 '기획 귀순'이라고 정정했다. 통일부도 이들이 탄 배가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측 어선에 의해 발견됐다고 지난 18일 밝혔지만 최초 발견자는 산책 중이던 주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방부는 "'북한 목선 상황'과 관련해 경계작전 수행 관련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후속조치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합동조사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국방부는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합참,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해안 및 해상 경계 작전 관련 부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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