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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렬의 Echo]이마트 셀프계산기와 아마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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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정렬 산업2부장
  • 2019.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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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무인점포 '아마존고'(Amazon Go)가 지난달 세계 경제의 수도로 불리는 뉴욕에 입성했다. 지난해 1월 미국 시애틀 본사 1층에 첫 아마존고가 생긴 이후 미국에 12번째로 문을 연 매장이다. 뉴욕 아마존고는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기존의 다른 아마존고와 달리 이곳에선 현금결제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아마존고에는 계산원뿐 아니라 계산대도 없다. 매장 천장에 설치된 수백 개의 센서와 카메라가 사람을 대신한다. 손님이 진열대에서 물건을 집어 들면 센서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까지 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인공지능(AI) 등 워낙 다양한 첨단기술들이 적용되다보니 현금으로는 물건을 살 수 없다는 구조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아마존고를 비딱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당장 아마존고가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층과 이민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마존은 결국 아마존고에 종업원을 배치, 휴대기기로 고객의 현금결제를 돕는 고육책을 내놔야했다. 무인점포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웃픈’ 기술적 역주행이 벌어진 셈이다.

아마존고의 현금결제 논란은 신기술이나 신산업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얼마나 무수한 도전에 직면하고, 전혀 생각지 못한 난관을 극복해야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아마존고를 둘러싼 최대의 논란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아마존은 오는 2021년까지 아마존고를 3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 근무하는 360만 명의 계산원들에게 아마존고는 공포의 해고통지서나 다름없다.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13일 서울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마트의 셀프계산대 확대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마트 창동점은 전체 18개 계산대 중 16개를 셀프계산대로 설치한 터였다. 셀프계산대 확대는 노동자 생활을 파멸로 몰고 가고 노인·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쇼핑에서 배척받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조합은 주장했다. 이마트는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은 없었고, 조작이 익숙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지원담당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마존고 갈등과 영락없는 판박이다.

앞으로 사람과 기술·기계 간 일자리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계산원 등 일부 직종에서는 이미 기계의 대체가 현재 진행형이다. 전문 직종들도 결코 무풍지대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불가피하게 선택하는 첨단기술이나 변화 거부를 일방적으로 비판하거나 매도할 순 없다. 그렇다고 1810년대 기계화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빼앗은 기계를 파괴했던 영국의 방직공들과 같은 극단적 저항도 해결책이 되질 못한다. 그러한 과격한 행동으로는 결코 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역사는 말해준다. 이마트의 셀프계산대 도입을 늦추거나 좌절시킨다한들 언젠가는 아마존고나 다른 기술이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송정렬의 Echo]이마트 셀프계산기와 아마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첨단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와 기회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선 신구산업간 충돌, 대량실업 등도 불가피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마트 셀프계산대 갈등이나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공유차 ‘타다’ 논란은 그저 예고편일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의 명과 암,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미래는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고 과거는 영원한 악몽이 돼. 지금 준비를 해 두지 않으면 말이야.”(희곡 ‘유리동물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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