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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원연맹 총회 준비도 스톱…"의원 외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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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김평화, 김민우,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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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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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런치리포트-일본 보복, 국회가 뛴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의 '일대일로와 동아시아공동체'를 주제로 강연에 앞서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의 '일대일로와 동아시아공동체'를 주제로 강연에 앞서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일의원연맹 9월 정기총회 앞두고 사전접촉 '뚝'…"불씨 살린다"

①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 "정치가 날카로운 대립선 둥글게"

"작년 총회는 아베 총리의 친서만 빠졌는데 이번엔 총회 자체가 빠질 수도 있다"

47년의 역사를 가진 한일 국회의원 교류가 단절될 위기에 처했다. 당초 한일의원연맹, 일한의원연맹 합동 총회는 오는 9월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합동총회 준비단의 실무작업은 '중단' 상태다. 한일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은 "총회가 두 달 남았는데 실무자 선에서 총회 안건, 일정 조율 추진 등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양국 상황이 악화된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는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내린 것,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 등에 대한 대한 반발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정치적 해석'을 같은 무게로 둔다. 이달 말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 분열과 우익 결집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빠진 일본의 역할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베 총리가 예상치 못한 시점에 초강수를 뒀는데 외교상인 고노 다로도 잘 몰랐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일본 의원들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일본 의원들과 소통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법원 판결 직후였던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열린 합동의원 총회는 잘 마무리됐다. 일본측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 福志郞) 회장 등 중·참의의원 3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이들은 청와대를 방문,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한일 의원연맹은 서로가 오해를 풀고, 양국 관계 개선의 역할을 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며 "원론적이긴 하지만 한일간에 분쟁으로 번지면 안된다는 입장을 서로 확인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총회에서 양국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해 한일·일한의원 연맹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서로 다짐했다"며 "사회·문화적 오해의 골이 깊어지기 전 의원외교를 통해 '한일 파트너십 신신(新新)선언'을 추진키로 협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합동총회 준비를 위한 간사단 회동, 실무 접촉 등도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끊기지 않았다. 경주에서 만난 한일 의원 간사단은 안보외교, 경제과학, 사회문화 등 분과별 의제도 논의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도 논의했다.

여야 의원들은 개인적인 친분을 적극 활용해 일본 의회와 접촉을 시도 중이다.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 직후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도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정부는 정부이고 의회는 의회다. 현재의 상황을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며 "경제 제재 맞대응은 최후의 보루다. 그 전까지 정치의 영역으로 날카로운 대립선을 둥글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환영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환영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급랭' 韓日관계, 5월에도 조짐 있었다
②한일의원연맹 모임서 경제제재 얘기 나오자 "文-아베가 풀어야할 매듭"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제한 조치로 급격히 차가워진 한일관계. 그 전조는 5월에도 있었다.

5월19일 경북 경주에서 한일의원연맹과 일본 일한의원연맹 간사단 회동이 진행됐다. 2020 도쿄올림픽 협조 등 문화체육 교류가 주요 안건이었다. 양국 국회의원들 간 친선모임인 만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주제가 먼저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수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이 나온데 이어 12월말 양국 간 '초계기 저공비행과 레이더 조준' 사건이 일어났다. 방지책을 논의해야 했다. 이 사건이 경제제재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당시 회동에 참석했던 의원들에 따르면 일본 측 의원들은 한일 간 현안의 매듭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풀어야 한다고 했다. 경제제재 등 이슈에는 최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의원 외교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양국 의원들은 매듭을 풀 실마리가 마련된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선에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래를 보고 경제를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며 "일본 측에선 '한국이 풀지 않으면 움직이기 쉽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본 측 의원들은 경제 제재를 화두로 올리는 것을 꺼려했다는 전언이다. 일본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은 대표적 친한파로 꼽힌다. 이런 의원들이 경제 제재를 언급하기조차 불편해했다는 설명이다.

한일의원연맹 경제분과장을 맡고 있는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근 니시나가 일본 대사관 경제공사를 만나 유감을 표명했다. 장 의원은 "반도체 수출제한 조치는 G20(주요20개국) 공동선언에서 천명된 자유공정 무차별교역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며 "일본에서도 수출이 국가경제에 중요한 건 우리와 동일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자유공정무역의 원칙이 훼손이 될 경우 결국 한일 양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피해자만 양산될 것이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한일의원연맹은 일한의원연맹과 9월 교토에서 정기 총회를 갖는다. 무역 규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후로는 개별의원 간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5월 24일 '한·일 의회외교포럼' 출범식에서 서청원 의원(8선, 무소속) 의원을 한·일 의회외교포럼 회장으로 임명했다. /사진제공=국회사무처
문희상 국회의장이 5월 24일 '한·일 의회외교포럼' 출범식에서 서청원 의원(8선, 무소속) 의원을 한·일 의회외교포럼 회장으로 임명했다. /사진제공=국회사무처

*'공식기구'로 출범한 한일 의회외교포럼, 이달중 방일… 첫 시험대
③방문시기,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 유력


국회가 이달 중으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방일단을 구성한다. 친목단체 성격의 의원외교단체가 아니라 문희상 국회의장이 국회 공식기구로 출범시킨 한일의회외교포럼이 나선다.

문 의장은 지난 4월 5선 이상 중진의원 모임인 '이금회' 회동에서 중진의원들이 12개 주요 국가와 지역을 하나씩 맡아 책임지고 활동하는 ‘국가전담 책임제’를 제안했다. 전 의원들이 각국의 의회외교포럼에 소속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 5월 2일 문 의장이 '국회의원의 외교활동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서명하면서 의회외교포럼의 구성 및 활동 지원에 대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같은달 24일 가장 먼저 출범 한 게 한일의회외교포럼이다.

이후 미국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국 민주당 박병석·한국당 원유철 의원(공동), 러시아 추미애 민주당 의원 등을 회장으로 하는 각 국별 의회외교포럼을 잇달아 출범했다. 전직 대사·외교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단도 구성했다.

한일의회외교포럼회장은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한 8선의 서청원 의원(무소속)이 맡았다. 문 의장은 직접 포럼 명예회장을 맡아 대일 의회외교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현재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민주당 의원과 같은당 김진표 의원 등도 한일의회외교포럼에 소속돼 있다. 신각수·라종일·최상용 전 주일대사와 이원덕 국민대 교수, 남기정 서울대 교수 등이 포함된 자문위원단도 구성했다.

한일의회외교포럼은 첫 시험대에 오른다. 7월중으로 15명 안팎 규모의 의원방문단을 구성해 일본 방문을 추진한다. 방문시기는 21일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선거 이후가 유력하다. 한편 국회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오는 19일까지 의결할 계획이다.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사진=이기범 기자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사진=이기범 기자


*日 고노 외상 '20년지기' 김민석 "정치인 국제 네트워크 절실"
④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이 말하는 의원외교 핵심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하자 입법기관인 국회도 외교의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의원외교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는다.

각국 주요 정치인들과 긴밀한 교류를 통해 사안에 대한 상대국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 선두에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이하게 대처하다가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제2의, 제3의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선 의원 시절부터 일본의 고노 다로 외상과 20년 넘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김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평상시에 목적의식을 가지고 의도적,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정치인 네트워크가 이제는 국익으로 직결되는, 국제정치가 국내정치가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직후 일본을 찾아 고노 외상과 단둘이 식사했다. 일본이 한국에 비난을 쏟아내던 때다. 김 전 원장과 만남 후 고노 외상의 대한(對韓) 발언 수위가 상당히 낮아지며 둘의 관계가 주목받기도 했다.

물론 의원외교로 이번 일본의 수출제재와 같은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김 전 원장은 "상대(일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하는데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의회외교포럼 등 단체 접촉도 있지만, 김 전 원장은 정치인들이 개인적으로 관계를 쌓아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일러, 유럽 8개국 정도에는 주요 정치인들이 자기 네트워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원장은 "이런 네트워크가 쌓이면 상황이 이번처럼 극단화 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며 "진짜 운전자가 되려면 정세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언급했다.

김 전 원장은 국가별 특성에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미국은 집권당과 무관하게 의회가 중요한 만큼 민주당과 공화당에 고른 의원외교를, 일본의 경우 자민당 내에서도 선명하게 나뉘는 계파를 염두에 두고 관계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전 원장은 "이제 외교정책은 소수 엘리트 외교관들의 협상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여론의 종합체인 정치권과 더 긴밀하게 접촉하고,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사진=뉴스1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사진=뉴스1


*"日국민 74% '한국 신뢰할수 없어'…관계개선, 국회가 나서야"
⑤"아베내각, 참의원 선거 앞두고 갈등 외교…일본내 한국 여론악화와 연관성"

일본내에도 우호적 한일관계를 중요시하는 입장이 존재하고 있어 한일 양자관계 개선을 위해 의회외교가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명희 국회입법조사처(입조처) 입법조사관은 9일 입조처가 발간한 '의회외교 동향과 분석'에서 아베 내각은 21일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우리나라에 갈등적 외교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1일 반도체 부품 등의 한국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것을 그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박 조사관은 "이는 한국 사법부의 일본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 대항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 내 여론악화와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이 6월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국민의 74%는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또 78%는 '강제징용문제에 한국의 대응이 국제법위반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 납득한다'고 답했다.

박 조사관은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회외교의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또한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역사적으로 되돌아봐도 양국 의회가 한일간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살려 최근 악화되고 있는 양자관계를 개선하는데 한일 의회외교가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특히 국내 뿐 아니라 일본내에도 우호적 한일관계를 중요시하는 입장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반영한 의회외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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