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로 '역대 최대' 5.9조 벌금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페이스북 로고. /사진=AFP

페이스북이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50억달러(약 5조890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페이스북에 개인정보 유출의 책임을 물어 50억달러의 벌금 합의안을 승인했다. FTC가 부과한 벌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부과된 벌금은 구글에 매긴 2250만달러(약 265억원)로 페이스북은 이의 220배에 달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내게 됐다.

FTC는 1년이 넘도록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조사해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대선 당시 최대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누출한 것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이 지적됐고 반복적인 개인정보 보호 위반도 드러나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

해당 조치는 법무부로 넘겨진 후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WSJ는 "최종 결정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법무부는 통상적으로 FTC의 결정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FTC의 결정은 공화당계 3명이 찬성하고 민주당계 2명이 반대해 가결됐다. 민주당 위원 측은 벌금이 결코 큰 금액이 아니라면서 페이스북에 한층 엄격한 제재를 가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마크 워너는 "이 벌금은 페이스북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5억8000만달러(약 1조8620억원)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FTC의 이번 결정이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페이스북은 16일 미 하원이 개최할 반독점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거대 IT기업의 시장 장악력을 분산할 방법과 페이스북 가상통화 '리브라'에 대한 검토도 이뤄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보수 진영 소셜미디어 기업 인사들을 초청해 '소셜미디어 총회'를 열었지만 페이스북은 초대받지 못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이 은행이 되고 싶다면 모든 금융 규제를 받아야 한다"면서 리브라를 규제 대상으로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