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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방사선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다… 월성원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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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경북)=권혜민 기자
  • 2019.07.2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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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프트, Newclear 시대-⑥]건식시설 포화율 95%… 맥스터 7기 증설 '발등의 불'

[편집자주] 2017년 6월19일 0시. 국내 첫 상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를 직접 찾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 이것이 우리 에너지정책이 추구할 목표"라고 말했다. 국가 에너지정책 패러다임이 원자력(Nuclear)에서 신·재생 등 청정에너지(Newclear)로 40년 만에 첫 전환한 순간이다. 눈 앞에 다가온 'Newclear 에너지 시대' 과제를 진단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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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자력본부에 위치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임시저장소) 캐니스터의 모습. /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지난 3일 찾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본부 내로 진입해 국내 유일 중수로 원전 월성 1·2·3·4호기를 차례로 지나쳐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보관하고 있는 건식저장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까다로운 출입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주머니에 방사선 측정기기인 법적선량계(TLD)와 보조선량계(ADR)를 넣고 나서야 부지 내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전신을 감싸는 두꺼운 방호복은 착용하지 않았다. 가운 형태의 방호복과 장갑, 안전모만 착용했다. 사용후핵연료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임시저장시설 밖으로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가슴에 찬 선량계 숫자는 계속 ‘0’을 표시하고 있었다.

출입문 밖으로 발을 딛자마자 높이 6.5m의 새하얀 원통형 콘크리트 건물이 두 눈에 들어찼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인 캐니스터 300기가 빽빽하게 줄지어 있었다. 발전소 내부 습식저장시설에서 6년 정도 보관해 연소도가 7800mwd/mtu 이하로 떨어진 사용후핵연료를 외부로 옮겨 보관한다.

직경 3m 크기의 캐니스터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강철원통(실린더)과 콘크리트 외장재 이중구조로 돼 있다. 내부 강철원통에는 사용후핵연료가 60다발씩 총 9개의 바스켓 형태로 층층이 쌓여 있고, 이를 1m 두께의 콘크리트가 둘러싸고 있다. 캐니스터 1기당 540다발, 부지 전체로는 16만2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수 있다. 이미 2010년 300기가 모두 포화돼 밀봉된 상태다.

현장을 안내한 한수원 관계자를 따라 캐니스터 외벽에 손을 대 봤다. 실시간으로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하는 ADR에선 아무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다. 이곳 건식저장시설의 시간당 방사선 배출량은 0.025밀리시버트(mSv), 엑스레이 1회 촬영시 노출되는 방사선량(0.1mSv)보다도 낮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자력본부에 위치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임시저장소) 맥스터(모듈형 저장소) 전경. /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자력본부에 위치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임시저장소) 맥스터(모듈형 저장소) 전경. /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캐니스터 옆으로 자리 잡은 직육면체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모듈형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다. 창고 형태의 콘크리트 건물 내에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원통 저장용기를 쌓아 놔 캐니스터보다 더 조밀하게 보관이 가능하다. 길이 21.9m, 폭 12.9m, 높이 7.6m의 맥스터 1기에 600다발씩 총 40개 실린더, 총 2만4000다발이 들어간다. 현재 건설·운영 중인 맥스터는 모두 7기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맥스터 위로 올라갔다. 각 실린더는 사용후핵연료를 꺼낼 수 없도록 봉인돼 있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감시를 위해 부착한 것이다. 전체 7기의 맥스터 중 6개는 가득 차 봉인된 상태였다. 맥스터 1기만 반쯤 비어있었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 맥스터 7기 총 저장용량 16만8000다발 중 90.7%인 15만2400다발이 찼다. 월성 2~4호기의 가동률 등을 감안하면 2021년 11월이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까지 사용후핵연료 처리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원전 3기 가동을 멈춰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 한수원은 현재 맥스터 7기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16만8000다발을 추가로 저장 가능한 규모다. 이 경우 포화 시점은 월성4호기 설계수명이 끝나는 2029년까지로 연장된다. 한수원은 이미 기존 맥스터 7기 옆으로 추가 부지까지 마련해 둔 상태다.

하지만 주민수용성 문제와 규제당국의 인·허가 지연 등으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최재석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과장은 "맥스터 건설에 19~22개월이 걸리는 만큼 빠른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원전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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