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에 또 관세 던지며 언급한 '펜타닐'은?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압류된 펜타닐./사진=로이터

미국의 추가 관세 예고로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 이유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Fentanyl)'을 언급해 눈길이 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나머지 중국산 상품에 10%의 '소규모' 추가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내 친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펜타닐을 미국에 파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말했지만, 그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많은 미국인이 계속 죽고 있다"고 주장했다.


펜타닐은 암환자나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오피오이드 계열 마약성 진통제다. 그러나 이중 일부는 신종 합성마약 형태로 불법 유통돼 문제를 일으킨다. 펜타닐은 모르핀과 비슷하나 이보다 50~100배 이상 강력하고, 단 2mg만 섭취해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약물이다.

미국 질병통제관리위원회(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에 따르면 펜타닐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는 2011년 1600명에 불과했으나 2016년 1만8335명으로 5년새 10배 넘게 늘었다. 특히 2016년 약물 과복용 사망자 중 펜타닐이 원인인 경우는 29%에 달했다.

마약 중에서도 유독 펜타닐 소비가 늘어난 이유는 소량으로도 효과를 내는 데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미 연방 마약단속국(DEA)은 수천달러에 불과한 펜타닐 1kg을 알약 수십만개로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알약 하나 가격이 10~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1kg으로 수백만달러의 수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부피 덕분에 펜타닐은 유독 해외 유통도 잦다. 2017년 CBP 보고서는 "대부분 마약 밀수가 남서쪽 국경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국제 유통 경로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합성마약이 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펜타닐에 대한 단속을 급속도로 강화해왔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압류한 펜타닐은 2013년 2파운드에 불과했으나, 2017년 들어서는 1485파운드(약 647kg)에 달했다. DEA의 총 펜타닐 압류량은 2015년 1만4440파운드(6550kg)에서 2016년 3만4199파운드(1만5512kg)에 달해, 1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미국은 펜타닐의 주요 공급원으로 중국을 지목해왔다. 2017년 10월 미 당국은 두 명의 중국인을 펜타닐 등을 포함한 오피오이드 약물의 대량 유통을 모의한 혐의로 기소했다. DEA는 미국 우편 시스템, 암시장 관계자의 증언, 사이버 기록 등을 종합한 결과 "상당수의 약물이 중국으로부터 들여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일 양국 정상이 무역전쟁을 휴전하기로 하면서 합의한 내용에는 '중국의 펜타닐 규제'가 포함됐다.

중국 역시 공식적으로 펜타닐 유입을 인정한 바는 없으나 지난 5월 펜타닐류 물질을 '마취약품과 정신약품 통제 보충 목록'에 포함한다고 발표하고, 합법적인 용도가 아닌 펜타닐 관련 물질의 유통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중국 정부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양은 "극도로 제한적"이라며 "미국의 비판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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