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24' 김태군 "FA는 개인적인 일, 공과 사는 나눠야죠"

창원 NC파크에서 만난 포수 김태군. /사진=김우종 기자

NC 포수 김태군(30)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지 열흘이 됐다. 이제 그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 위해 필요한 1군 등록 일수는 24일. 지금처럼 계속 1군에 남는다면, 자격을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태군은 "FA는 내 개인적인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태군은 2008년 LG에 입단해 2013년 NC로 이적한 뒤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2017 시즌을 마친 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시작한 그는 지난 12일 제대했다. 그리고 17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18일 SK전에서는 풀타임 활약까지 펼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김태군이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기 위해 올해 필요한 1군 등록 일수는 34일이었다. 그리고 26일 기준, 이제 자격 취득을 위한 등록 일수는 24일로 줄었다.

김태군은 복귀 후 4경기를 치렀다. 24일 롯데전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아직 복귀 후 4경기 동안 안타(8타수 무안타)는 때려내지 못했다.

현재 NC의 주전 포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안방마님인 양의지(32)다. 김태군은 양의지와 경쟁에 대해 "경쟁이라는 단어가 내게 있어 웃기다고 생각한다.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 뒤 "양의지라는 좋은 선수가 있는데도 복귀전 때 NC 팬분들께서 큰 환호성을 보내주셨다. 그래서 (17일 SK전에서) 쇼맨십도 보여드릴 겸 거수경례를 했다. 정말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김태군은 올겨울 이지영(33·키움)과 함께 나란히 FA 포수 최대어로 꼽힌다. 하지만 변수는 아직 모자란 1군 등록일수다. 물론 아직도 확정된 건 아니지만, 만약 김태군이 이번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았다면 FA 자격을 얻기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

김태군은 "내게 있어 올해 중요한 건 FA 일수가 아니다. '어떤 시점에 합류할 수 있었는가'가 중요했던 것 같다"면서 "2군과 3군 코치님들께서 내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을 많이 도와주셨다. 1군에서 뛸 수 있을 정도의 몸 상태가 됐다고 판단해주셔서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FA 욕심'에 대한 질문에 "그건 내 개인적인 일"이라고 강조한 뒤 "팀이 지난해 최하위로 떨어졌다. 가을 야구에 늘 익숙했던 팀이었는데 지난해 무너졌다. 그것을 빨리 바로 세우기 위해 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시즌 후 개인적인 일은…. 공과 사는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NC 김태군. /사진=뉴스1

사실 NC가 김태군을 아예 1군에 올리지 않았다면, 그는 FA 자격을 얻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동욱(45) NC 감독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이 감독은 "인위적으로 그렇게(등록 일수 충족) 할 생각은 없다. 만약 그랬다면 아예 등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사실 (김태군의 FA 등록 필요 일수가) 며칠이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몸 상태가 좋으면 뛰고, 안 좋으면 내려가는 것이다. 지금은 (김)태군이가 팀에 도움이 되는가만 따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들어 야구계에서는 좋은 포수에 대한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만 놓고 봐도 성적이 좋은 팀들은 탄탄한 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김태군은 '포수의 가치'에 대해 "포수는 개인 성적이 아니라 팀 성적이 곧 가치라고 생각한다. 개인 성적만 좋고 팀 성적이 안 좋으면 포수의 가치는 없어지는 것이다. 그건 개인에게만 좋은 것"이라면서 "포수를 보통 '어머니'라고 하는데, 모두를 웃게 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양)의지 형이 인정을 받고 한국 최고의 포수가 아닐까 한다. 나는 최고의 포수와 같이 있다는 것 자체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가을 야구일 것이다. 그건 1년 농사를 잘 지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스트시즌에 나갔을 때 창원 팬분들께서도 좋아하실 것이고 효과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끝난 뒤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군대 가기 전에도 그랬고, 그게 제일 좋은 것 같다"며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