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데 쓰인 '문화관광 보조금'…정부, 24억원 환수

양종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 사회공공팀장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문화관광 보조금 지원사럽 운영실태 점검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 일부가 본래 사업 목적과 다른 엉뚱한 곳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실시한 '문화관광 보조금 지원사업 운영실태'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정부의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의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대책에 따라 실시됐다. △강변문화 △3대 문화권 △전통한옥체험숙박시설 △문화관광해설사 육성 △통합문화이용권 사용 등 지역 관광자원개발,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를 명목으로 보조금을 받은 20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자 선정, 집행 사후관리의 적정성 등을 확인했다.

합동 감시단의 점검결과 시정명령 52건, 기관주의 27건 등 총 79건이 적발, 총 24억7041만원의 재정손실이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별 주요 적발사례를 살펴보면 강변문화, 3대문화권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내용에 없는 하수처리장 증설공사, 전선지중화 사업 등 9건이 시행돼 17억7468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사업집행 잔액을 반납하지 않고 경작지 객토·용수개발 등에 5억9321만원이 사용됐다.


전통한옥 체험숙박시설 사업을 완료하고 단기간에 체험시설을 매각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사례도 13건이 적발됐다. 문화관광해설사 육성사업에서는 배치심사위원회 없이 해설사를 배치하는 등 운영 및 관리 감독 소홀한 경우가 7차례나 있었다.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에선 소외계층에게 지원되는 문화누리카드(연간 1인당 7~8만원)를 이용, 복지시설 관리자의 체험 인솔비용에 사용하거나 식료품·생필품 구입 등 문화예술 및 여행 등 사업 분야와 관련 없는 용도로 사용되는 등 1억여 원이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적발된 지자체와 시설에 대해 주의나 시정명령하고 사업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보조금 24억7041만원을 환수 조치하고, 재발방지 차원에서 이번 점검에서 제외된 사업장을 대상으로도 지자체와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문화관광 보조금이 사업 취지에 맞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사후관리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강변문화, 3대문화권 등 관광자원개발사업의 정산 및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기초자치단체의 사업계획 변경 또는 정산 요청시 광역자치단체의 검토 의무를 명확히 하는 내용으로 '관광자원개발사업 보조금 관리지침'을 개정, 사업자가 임의로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행위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전통한옥 체험숙박시설 사업에서도 사업자 선정 단계에서부터 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절차를 투명화하고, 운영 최소 의무기간을 설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통한옥 체험숙박시설 사업지침'을 제정한다.

문화관광해설사 육성사업 운영관리도 개선한다. 지자체별로 상이한 해설사 근무복 기준을 마련하고, 공정하고 유능한 해설사가 현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해설사 평가 및 만족도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설사 모바일 근태관리 등록시스템도 구축해 효율적인 복무관리도 꾀한다.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에서도 재정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화누리카드 복지시설 이용지침'을 개정한다. 복지시설 관할 감독기관의 역할 및 위반행위에 대한 관리체계를 명확히 하고, 실시간 이용내역 확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개선방안 이행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문화관광 지원사업 보조금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