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도 침체 공포…원자재값 변동·환율 역습

/AFPBBNews=뉴스1

전세계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아프리카도 경제 침체 공포에 빠져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4%를 기록, 전분기(2.1%)보다 성장폭이 둔화됐다. 같은날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3.1% 성장을 기록, 시장예상치는 뛰어넘었지만 1분기 마이너스(-)3.2% 성장으로 10년만에 최악을 경험한 탓에 여전히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프리카 국가 중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남아공과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 전체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은 아프리카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아프리카개발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모두 올해 아프리카 경제성장률보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예측한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올해 아프리카 성장률을 4%로 전망하면서 나이지리아는 2.3%, 남아공은 1.7%에 그칠 것으로 봤다. IMF는 아프리카(사하라남부 기준) 성장률이 3.4%, 이어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은 각각 2.3%, 0.7%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이지리아는 경제 개혁에 실패한 것이 침체 우려를 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제의 90%가 원유생산에 의존해, 무역전쟁과 그로인한 환율 변동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지출 속도도 덩달아 빠르다. 나이지리아는 2015년 이래 지출이 190억달러나 늘었는데, 원유 생산 차질과 환율 문제 등으로 정부 수입은 지난 5월 기준 예상치보다 51.9%나 적었다.

이 때문에 국가부채가 GDP의 21%까지 늘었고, 2024년에는 36%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감당해야할 부채 이자도 정부 수입의 74.6%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는 세수가 GDP의 7%만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적다. 경제 개혁 없이는 수년내 경제가 파탄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남아공 역시 일단은 한숨 돌렸지만 1분기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 뼈아픈 상황이다. 남아공 국영전력회사 에스콤이 부채를 감당못하고 파산한 것이 컸다. 남아공 전력의 95%를 생산하는 에스콤이 무너지면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제조업 성장률이 -9%에 근접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 때문에 중국 정부로부터 차관을 받는 등 빚을 늘리면서 부채가 GDP의 60%가량까지 늘었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도 광산업의 호조로 뛰었지만, 농업(-4.2%), 건설(-1.6%), 교통(-0.3%) 분야 등을 고려하면 특정 분야에 치중된 결과라는 평가다.

아프리카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는 지역이다. 월드뱅크에 따르면 2018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1위는 가나(8.3%)에 이어 이디오피아(8.2%)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디부아르(7.2%)와 지부티(7%)가 나란히 4, 5위를 기록했다. 세네갈(8위·6.9%)과 탄자니아(9위·6.8%)까지 더하면, 상위 10개국 중 6개가 아프리카 국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