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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업그레이드된 美 셰일파워…화학업계 생존경쟁 불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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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준 기자
  • 2019.09.2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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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테러로 앞당겨진 美 셰일 패권]韓 값싼 셰일기반 원료로 무장한 美 화학업체에 고전

[편집자주] 사우디 석유단지를 향한 드론 테러가 미국 셰일패권 확장의 방아쇠를 당겼다. 국제유가가 뛰면 셰일을 기반으로 최대 원유생산국이 된 미국은 나쁠 것이 없다. 값싼 셰일 기반 원료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미국 화학산업도 글로벌 화학산업 '치킨게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세계 경제의 젖줄인 에너지와 산업의 쌀인 화학을 '셰일'로 거머쥔 셈이다. 설비투자에 사상 유례없는 18조원을 베팅한 한국 화학업계도 셰일 소용돌이에 휘말릴 우려가 커졌다. 셰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글로벌 화학경쟁 현황과 한국 화학업계의 미래를 점검해 본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을 겨냥한 드론테러가 화학 산업에까지 손을 뻗는 미국의 '셰일패권'에 기름을 끼얹었다.

셰일을 기반으로 세계 원유생산 1위로 올라선 미국이 '유가'로부터 해방된 것이 1차 셰일패권 확장이었다면, 지금은 값싼 셰일기반 원료를 무기로 글로벌 화학산업 주도권까지 접수하려는 2차 패권 확장이 진행 중이다.

사우디 사태로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미국산 화학제품의 원가 경쟁력은 더 뛰어 2차 패권 확장에 속도가 더 붙는다. 사상 유례없는 18조원 이상 투자로 승부수를 띄운 한국 화학업계는 예상보다 빨리 미국의 패권확장이 일으킨 소용돌이에 휘말릴 우려가 커졌다.
[MT리포트]업그레이드된 美 셰일파워…화학업계 생존경쟁 불붙이나

22일 머니투데이가 세계 50대 화학사(미국 화학학회 산하 에너지연구기관 C&EN 분류 기준)에 포함된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이스트먼케미칼, 헌츠먼 등 북미 9개 화학 업체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올해 상반기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평균 18.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등 50대 화학사에 속한 4개 국내 업체의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평균 40.8%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전 세계적 화학제품 수요감소의 충격을 한국이 북미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양상은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지난해 한국 4개 화학업체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한 반면, 북미 9개사 중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엑손모빌 하나뿐이었다. 화학산업이 세계적 제품 수요와 원료가격에 따라 실적 동조화가 나타나는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의 희비가 엇갈린 배경에 '셰일'이 있다고 밝혔다. 화학사들의 핵심 원료는 '에틸렌'이다. 이를 기반으로 폴리에틸렌(PE), 폴리비닐클로라이드(PVC), 스타이렌모노머(SM)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만든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국가들은 원유 부산물인 나프타를 기반으로 생산된 에틸렌을 사용하는 반면, 미국은 2016년부터 셰일가스에서 뽑아낸 에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에틸렌 사용을 늘렸다. KDB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국은 나프타 의존도가 95%인 반면, 미국은 85% 이상이 에탄 기반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나프타 기반 에틸렌 톤당 제조원가는 에탄 기반보다 기본적으로 20~30% 높다. 게다가 원유에서 생산되는 나프타 특성상 국제 유가가 뛰면 나프타 가격도 올라 나프타 기반 에틸렌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떨어진다. 유가 상승기에 미국 화학업계의 세계시장 장악력이 더 커지는 셈이다. 글로벌 화학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 '2차 셰일패권'의 기본 구조다.

업계에서는 사우디 사태가 세계 화학업계의 생존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우디 석유단지 테러 직후 급등한 유가는 일단 진정국면이지만, 현지 정세 변동에 따라 현재 60달러 선인 유가가 100달러까지 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MT리포트]업그레이드된 美 셰일파워…화학업계 생존경쟁 불붙이나

이 같은 우려에 각국은 대응에 나섰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값싼 석탄과 메탄올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석탄분해설비(CTO) 및 메탄올분해설비(MTO) 증설에 나섰다. 현재 증설 중인 설비의 50% 이상이 CTO, MTO다.

반면 한국은 미국에 에탄 기반 제조설비를 구축한 롯데케미칼을 제외하면 여전히 나프타 기반 증설에 올인했다. 석탄 수급과 환경오염 문제로 중국처럼 석탄을 기반으로 한 '제3의 길'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현재 증설 중인 설비를 나프타 외에 액화석유가스(LPG)와 부생가스 등 정유공정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원료도 투입할 수 있도록 해 유가 상승에 대비한 안전판을 만들고 있다.

김은진 화학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현재 60달러선인 유가가 70~80달러 선까지 오르면 한국의 에틸렌이 북미 셰일 기반보다 가격경쟁력을 확연히 잃게 될 것"이라며 "사우디 사태 후 유가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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