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가 수사기관에 준 내 정보 몰라도 된다니'…시민단체, 대법 비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통신자료 무단제공 사건 대법원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통산자료 제공내역 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2019.10.31/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시민단체가 제기한 정보공개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데 대해 시민단체와 언론노조는 "해당 판결은 (국가정보원과 수사기관이) 국민의 일상과 국민 알권리를 위한 취재 활동에 대한 사찰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단체들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수사기관 요청이 있으면 이동통신사가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개인에겐 수사기관이 어떤 근거로 자료를 요청했는지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라며 "문재인정부에서 이처럼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판결이 나왔다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양홍석 변호사는 해당 판결을 근거로 "통신자료를 수사기관에 제공할 때 국민은 (자신에 대해) 얼마큼 정보가 공개됐는지 알 필요 없다고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판결은 사법부의 21세기 인권감각과 여론 다양성에 대한 감각의 인식 수준"이라면서 "사법부의 인식수준이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반영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자가) 누구랑 통화했는지, 누구를 만나기 위해 어디를 오갔는지 고려하면서 가진 사람의 치부를 제대로 보도할 수 있겠느냐. 기자가 아닌 일반 국민이 감시받고 있다는 생각을 안하면서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31일 언론노조 소속 정모씨가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통신자료제공요청서 공개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2심은 "정보통신망법은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을 이용자의 열람·제공 요구권이 인정되는 대상으로 규정할 뿐"이라며 "수사기관이 작성해 송부한 자료제공요청서를 열람·제공 요구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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