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도 알뜰폰?···KB '리브M'과 뭐가 다를까

SK텔레콤 (51,300원 ▲300 +0.59%)과 KEB하나은행(하나은행)이 1일 금융상품 사용실적에 따라 알뜰폰(MVNO) 요금제를 할인해주는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지난달 28일 닻을 올린 KB국민은행(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M'과 '오버랩'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점이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지 비교해 봤다.
금융실적따라 할인되는 알뜰폰 요금…개인식별 가능한 USIM은 '비슷'

10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혁신금융서비스 '리브 모바일'(Liiv M) 론칭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리브모바일을 체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강민선 인턴기자.

우선 금융상품 실적에 따라 매월 내야하는 알뜰폰 통신 요금을 할인해 주는 기본 서비스 방식은 비슷하다.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은 이날 하나은행 계좌를 통해 급여 또는 4대 연금 자동이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 이체 등을 이용하면 알뜰폰 요금을 할인하는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각종 자동이체, 카드실적, 제휴기관 할인, 친구 결합 등에 따라 알뜰폰 요금이 저렴해진다. 국민은행 '리브M'의 구체적인 요금과 할인폭은 이미 공개됐다. 최대 3만7000원까지 매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저렴한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는 월 7000원에, 일부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는 0원에도 사용할 수 있다.


알뜰폰 유심(USIM)칩에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개인 식별 기능을 탑재, 복잡한 절차 없이 다양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출시도 닮은 점이다.
국민은행은 아예 이통망 '임대'…하나은행은 제휴 통한 프로모션 요금 출시 수준그러나 그 이외의 요소는 다른 점이 더 많다. 우선 운영 구조가 다르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로부터 이동통신망을 아예 빌린 정식 알뜰폰 업체다. 반면 하나은행은 SK텔레콤과의 제휴를 통해 프로모션 상품(요금제)을 출시하는 수준이다.

이런 구조적 다름은 향후 출시될 후속 서비스에서 차이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망을 아예 빌린 국민은행은 재량을 갖고 다양한 요금제를 자체설계해 내 외부 변수에 보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신규 요금제 출시를 하려면 SK텔레콤 및 SK텔레콤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와 3자 협의 후 출시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신속한 대응에서 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
5G 서비스 가능한 국민은행…SKT와 통신 이상 협력 추진하는 하나은행

SK텔레콤이 KEB하나은행∙SK텔링크와 손잡고 금융∙통신 분야의 혁신을 공동 추진한다. 3사는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디지털 기반의 금융∙통신 혁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체결식엔 SK텔레콤 김성수 MNO사업부 영업본부장(오른쪽), KEB하나은행 염정호 미래금융사업본부장(가운데), SK텔링크 김선중 대표(왼쪽) 등이 참석했다./사진제공=SKT

서비스 범위와 구성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리브M 론칭과 함께 알뜰폰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9GB(기가바이트)를 기본 제공하고 소진시 1Mbps(메가비피에스)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5G 라이트'와 월 180GB를 기본 제공하고 소진 시 10Mbps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5G 스페셜'이 공개됐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금융 상품과 연계되는 SK텔링크의 알뜰폰 서비스에 당장 5G 요금제가 담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처럼 알뜰폰 업체들에게 연내 5G 망을 임대한다는 목표를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현재로선 SK텔링크의 주력인 LTE나 3G(3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와 하나은행 금융상품이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은 이번 MOU를 통해 알뜰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의 협력을 약속했다. 통신을 벗어난 서비스 제휴면에서는 국민은행 리브M과는 차별화된 강점을 드러낼 수 있다.
국민은행, 저렴한 5G 요금제 '올인'…하나은행, '웨이브'+'플로' 사용 가능통신 요금과 연계된 부가서비스도 다소 차이가 난다. 국민은행 리브M 서비스는 출범 초기 5G 요금제와 파격적 가격할인에 사실상 '올인'돼 있다. 대조적으로 하나은행 알들폰은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미디어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와 음악 서비스 '플로' 등의 혜택을 결합해 고객 니즈를 충족한다는 전략이다.

한 통신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업계가 통신시장에 관심을 보이면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점차 더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이종 산업과 통신의 결합 서비스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