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자존심 가치 40~50위안" 중국 누리꾼들 왜?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가 '위안부 피해자 폄하 논란'을 일으킨 광고영상 송출을 중단한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유니클로 광화문 D타워점 앞에서 평화나비 네트워크와 대학생 겨레하나 주최로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히트텍'(발열 내의)무료 지급 행사를 두고 벌어진 한·일간 '사이버 전쟁'이 중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대표 상품인 플리스(Fleece·부드러운 직물로 짠 외투)·캐시미어 외투·다운 조끼 등을 1~4만원 할인해 주는 '15주년 기념 겨울 감사제'를 21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유니클로의 인기상품인 '히트텍'을 증정하는 행사가 인기를 끌었는데, 일부 매장에는 1시간만에 모두 떨어지거나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이번 행사를 두고 "사이즈 선택도 안 되고, 비싸지도 않은 히트텍 받자고 자존심을 팔 건가"며 맹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벌써부터 일본인들이 뭐라고 비웃을지 겁난다"고 꼬집었으며, 다른 누리꾼은 "자존심도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 몇 만원에 신념을 파는 거지 근성"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극우 네티즌들은 이번 '히트텍 대란'을 두고 '역시나 한국의 불매운동은 오래 가지 못했다'며 한국 비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 "자존심도 없는 민족" "애초에 불매운동이 한국의 제멋대로인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난이 1만 건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한국 혐오 컨텐츠를 주로 올리는 일본 유튜브 계정들은 '노예 근성의 한국인'이라는 동영상을 잇따라 올렸다.

중국 SNS 웨이보에 올라온 유니클로 '히트텍 대란'관련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 / 사진 = 웨이보(新浪微博)

중국 누리꾼들도 한국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5억 명 이상이 가입한 중국 최대의 SNS '웨이보(新浪微博)'에는 '한국인(韩民)'과 '유니클로(优衣库)'라는 글들이 수십 개 이상 올라왔으며,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인들의 자존심의 가치는 40~50위안(한화 7~8000원)'이라며 빈정거렸다.

한 중국 누리꾼은 "중국인을 비난하더니 이제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당시 중국인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한국 누리꾼들이 비판했던 일을 언급했다. 다른 누리꾼은 "빵즈(棒子·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들은 우리나라(중국)사람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면서 "미국 제품을 욕하면서 아이폰을 들고 다니는 중국인들과 다를 게 뭔가"고 주장했다. 11월 21일 현재 웨이보에서 #韩国优衣库(한국 유니클로)라는 태그로 올라온 게시글은 수백 개가 넘는다.

한국의 유니클로 구매를 놓고 최근 불거진 한·중 대학생 간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격론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중국의 일에도 내정간섭을 서슴지 않더니 한국은 다른 나라 일에 끼어드는 게 일상"이라고 비난했으며, 다른 중국 누리꾼은 "(한국인들은)홍콩도 도와주는 것처럼 하더니 발을 쏙 뺐다. 원짜이인(문재인·文在寅)도 가만 있는데 왜 국민들이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