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에이즈?" 12주 참아야 했던 검사, 4주로 단축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보균자와 성행위 등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만한 행위를 한 뒤 정부가 권고하는 감염 여부 확인기간이 12주 이상에서 4주 이상으로 단축된다. 진단 기술이 발전한 데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까지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를 목표로 한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 대책'을 수립했다고 28일 밝혔다.


대책은 대한에이즈학회,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등으로부터 의견수렴 후 지난 달 25일 '감염병예방법'상 후천성면역결핍증 전문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에이즈는 HIV에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HIV에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손상돼 주폐포자충 폐렴, 결핵 등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는 '신규 감염 제로, 사망 제로, 차별 제로'를 목표로 2023년(1단계)까지 '감염인지 90%, 치료율 90%, 치료효과 90%', 2030년(2단계)까지 '감염인지 95%, 치료율 95%, 치료효과 95%'를 설정 했다.


이를 위해 HIV 바이러스에 노출될만한 행위를 한 뒤 자발적 검사를 권고하는 시기를 종전 12주 이후에서 4주 이후로 단축했다. 이전 기술로는 12주 이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기술 발달로 4주만 지나도 감염 여부를 체크할 수 있게 돼서다. 만약 검사 후 음성으로 확인된 경우 재검사(6주, 12주) 실시를 권고했다.

전국 보건소의 37%인 96개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HIV 간이검사도 2023년에는 전국 모든 보건소로 확대한다.

감염취약집단(고위험군) 검진율 향상을 위해 서울과 부산 경기 등에 설치한 에이즈예방센터(5곳)를 2023년에는 7개소로 늘린다.

감염인 상담사업 참여 의료기관과 전담상담간호사 수는 26개소, 35명에서 내년까지 30개소, 50명으로 늘린다. 이외에도 감염인 입원 시 간병인건비, 감염관리비 및 상담프로그램지원비 지원체계도 마련하고 역학조사, 코호트연구, 감염인상담사업 정보를 통합·분석·활용하는 에이즈 예방 관리지표를 만들기로 했다.

HIV/AIDS 완치제 개발과 내성극복을 위한 HIV 저장소 마커 발굴, 저장소 제거 기술 등 신개념 HIV 치료제 개발 연구를 추진한다. 대국민 대상으로 에이즈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 등 캠페인 활동도 벌인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생존해 있는 기존 감염인 1만2991명에 신규 발생은 1206명이었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내 36개국 중 일본(10만명당 1.1명) 다음으로 낮은 수준(10만명당 2.0명)이다.

그러나 신규 감염인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외국인 HIV 감염인 증가로 예방과 조기진단, 치료지원 등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 신규 HIV 감염인(1206명)은 전년대비 1.3%(16명) 증가했는데 내국인은 2017년 1006명에서 지난해 989명으로 1.9% 줄어든 반면 외국인은 182명에서 217명으로 19.2% 증가했다. 신규 감염인의 연령은 20대 32.8%(395명), 30대 27.2%(328명)가 전체의 60.0%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