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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행장, 관 출신 기용설에…들끓는 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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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 2019.12.1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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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임원이 행장 후보인데, 누구한테 줄을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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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전경/사진제공=기업은행
차기 기업은행장에 관(官) 출신 인사 기용설이 퍼지면서 기업은행 내부의 반대 기류가 강하다.

정부측에선 조준희·권선주 전 행장부터 김도진 행장까지 3차례 연속 내부 인사가 은행장이 되면서 기업은행 내부에 '줄 서기 문화'가 생겼다고 보지만 기업은행 내부에선 이해할 수 없단 반응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관 출신 인사는 4명이다.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과 정은보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다.

정부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관 출신이 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숏리스트에는 관 출신 3명이 올라가 있고, 구색 맞추기용으로 내부 인사 1명을 포함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게 되자 노조가 전면에 나서 나서 외부 인사가 오는 것을 막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사실상 인사권을 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왔다. 노조 관계자는 "청와대가 기업은행 내부인사는 아예 '패싱'한 채 2명의 후보(반장식·윤종원)를 대상으로 인사위원회를 열려다 회의를 연기했다는 첩보가 있었다"며 "조직 이해도가 전혀 없는 '낙하산 인사'가 보은 차원에서 오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기업은행 노조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기업은행 노조
기업은행 임직원들은 정부 측에서 관 출신 인사 기용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줄 서기 문화'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앞선 3번의 기업은행장 내부 선임 과정에서 서열대로 임명된 경우는 1차례 뿐이었다. 특정 보직에서 연속으로 행장에 오른 사례도 전무하다.

즉 조준희 전 행장만 서열 2위인 전무이사(수석부행장)에서 은행장이 됐고, 권선주·김도진 행장의 경우 각각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다 내부서열을 깨고 바로 행장이 됐다.

기업은행의 한 차장급 직원은 "최소한 어느 라인이 행장으로 가는 코스라는 게 보여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까지의 내부행장들 조차 정부에서 정해준 사람들인데 직원들이 누가 차기 행장이 될 줄 알고 함부로 줄을 타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지난 3번의 사례대로라면 은행의 모든 임원들이 다 행장 후보인 셈"이라며 "차기 행장으로 관 출신 인사를 앉히기 위해 정부 쪽에서 무리한 명분을 내세운 것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부 임원들이 행장 자리에 앉기 위해 파벌 형성과 정치권 로비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 문제 역시 외부 행장이 온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란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업은행장을 정권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 산하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서 금융 공공기관장을 선임할 때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선임 절차를 개선하라고 권고했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과 다르게 행장 선임 과정에서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등의 제도가 없다.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행장의 임기는 오는 2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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