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설 전 잡는다…고가주택 사면 전세대출 회수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전세대출 규제가 설 전에 시행될 전망이다.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이 9억원 초과 주택을 사면 전세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전세대출 규제를 설 이전 시행을 목표로 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20일~23일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12·16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전세대출 규제는 크게 두가지다. '서울보증보험의 전세대출보증 규제 강화'와 '전세대출 후 신규 주택 매입 제한'이다.

전세대출은 은행에서 취급하지만 거의 100%가 보증부 대출이다. 보증을 차단하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전세대출보증은 현재 주택금융공사(주금공),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보증보험 등 3곳에서 공급한다.


'서울보증의 전세대출보증 규제 강화'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전세대출 보증을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 산하 기관인 주금공과 HUG는 지난해부터 이미 시행했지만 민간회사인 서울보증에는 적용되지 않았었다.

'갭투자'를 막을 강력한 대책으로 평가받는 '전세대출 후 신규 주택 매입 제한'은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을 회수하는 조치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전세대출 약관에 이같은 대출 회수 조항을 신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출계약서에 명시해 강제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서울보증의 내규 개정, 은행권의 약관 개정이 완료되면 곧바로 전세대출 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전세대출 규제까지 시행되면 '12·16 부동산대책'의 대출 규제가 모두 완성된다. 초고가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9억 초과 아파트 LTV(담보인정비율) 하향,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의 조치는 이미 시행 중이다.

전세대출 규제는 시행일 이후 신규 대출부터 적용된다. 기존 대출은 만기까지 유지된다.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돼도 예외는 있다. 가령 서울에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가 갑작스럽게 지방근무를 가거나 자녀가 다른 지역의 학교로 진학하는 경우 또는 질병치료,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하게 전세를 살아야 하는 경우엔 실거주 확인을 거쳐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이 고가주택을 매입하는 경우는 거의 예외 적용이 어려울 전망이다. 가령 지방에서 전세를 사는 사람이 서울에 근무하게 돼 주거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허용하지 않는다. 또 전세를 살다가 전세만료 후 입주할 계획으로 고가 주택을 사는 것도 예외 인정을 받을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 차단이 정책 목표인 만큼 갭투자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모두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전세대출 회수 조치는 예외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