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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보단 삼성전자처럼"…'벤처' 키우는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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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욱 기자
  • 2020.0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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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경민 민앤지 창업주·이현철 민앤지 대표…민앤지 창업→상장→세틀뱅크 인수→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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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민앤지 창업주(왼쪽)와 이현철 민앤지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건 전에 없던 서비스 아닌가요?"
"그래서 우리가 먼저 시도하는거죠."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었다. 이경민 민앤지 창업주(51)의 경영 철학이 한마디로 정리됐다. 실제 이 창업주는 남들이 발들이지 않은 틈새 시장을 파고들어 민앤지와 세틀뱅크를 업계 최정상에 올렸다. 양사가 설립 이래 꺾임없이 성장한 것도 같은 이유다. 민앤지를 창업 6년만에 상장시키고, 세틀뱅크를 인수 후 3년 만에 상장시킨 것도 그의 철학 안에서 이뤄진 결과다. 현재 이 창업주는 모회사인 민앤지를 20년지기 후배 이현철 대표(50)에게 맡기고 계열사인 세틀뱅크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창업주는 창업전부터 될성 부른 IT 사업을 가리는 안목을 키웠다. 첫 직장인 네이버는 창업을 위한 근육을 길러준 곳이다. 그는 1999년 네이버 사번 31번으로 입사했다. 마케팅과 금융서비스 파트에서 일하면서 증권·부동산·대출서비스·신용카드 콘텐츠화 등의 사업을 맡았다. 당시 웹 기반 IT·금융 융합 서비스에 눈을 떴다. 이 창업주는 네이버에서 인터넷 실명확인을 처음 도입하고 휴대폰 결제 인증을 접목시킨 인물이다.

그는 "입사후에도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며 "네이버에서 개인 능력과 네트워크 관리 등 창업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이 창업주는 네이버를 나와 인포바인에서 모바일 서비스 경험을 보탰다. 인포바인에서 모바일 공인인증서 저장 서비스를 처음 만들며 이동통신사에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웹과 모바일 두 분야를 아우르는 커리어를 가진 이들이 거의 없었다"며 "네이버와 인포바인에서 웹과 모바일을 모두 경험하며 창업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회상했다.
이경민 민앤지 창업주(세틀뱅크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경민 민앤지 창업주(세틀뱅크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chmt@



웹·모바일 서비스 경험이 경쟁력


이 창업주는 휴대폰 번호가 중요한 개인식별 수단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웹에서 회원가입시 주민번호를 실명 인증 방식으로 사용하던 시대에서 한발 앞선 생각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2009년 민앤지를 창업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구축됐지만, 해킹 위험이 커진 점도 놓치지 않았다. 이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도 이때 즈음이다.

이 창업주는 이 대표가 자신과 공통점을 지녔다고 봤다. 특히 웹과 모바일 분야를 경험한 점을 높게 샀다. 이 대표는 옥션 마케팅 팀장과 네오엠텔 서비스사업팀장 등을 지내며 이 창업주와 비슷한 이력을 쌓았다.

그렇게 탄생한 '휴대폰번호 도용방지서비스(PNS)'와 '로그인플러스'는 민앤지의 간판 서비스가 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맺으며 없던 시장이 형성됐다. 주민번호 실명 확인이 점차 사라지며 서비스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애초에 수억원이던 시장은 수백억 시장으로 컸다. 현재 PNS·로그인플러스 등의 유료 가입자만 300만명에 달한다. 사실상 독점이다. 탄력받은 민앤지는 2015년 이 분야 기업 최초로 코스닥시장 상장에 이른다. 상장 후 3년만에 시가총액이 2배 이상 껑충 뛰었고, 매출도 2.5배(1073억원) 늘었다.

이 창업주에게 바통을 이어 받은 이 대표는 민앤지의 새로운 시도를 이끌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다. IT 서비스와 헬스의 접목을 필연이라고 본다. 이 대표는 "헬스 분야와 접목한 IT 서비스 개발을 준비중"이라며 "지난해 말 헬스 서비스 가이드 시제품을 개발했고, 올 상반기 상용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셀바스AI'와 AI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와 같은 선상이다.
이현철 민앤지 대표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현철 민앤지 대표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세틀뱅크 간편현금결제 점유율 97%…올해 동남아 시장 진출 목표


세틀뱅크는 민앤지가 2016년 10월 464억원에 인수한 핀테크 업체다. 이 창업주가 간편결제 시장을 새 먹거리로 판단하면서 전격 인수가 성사됐다. 이 창업주는 민앤지를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세틀뱅크로 이식했다. 결과는 대성공. 세틀뱅크는 인수 후 연평균 47.8%의 높은 성장과 20% 이상의 안정적 이익률을 달성했다. 매출은 2016년 261억원에서 2018년 572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74억원에서 13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를 기반으로 세틀뱅크는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이 창업주는 "기업은 성장하지 않으면 넘어지는데, 우리는 지속적으로 작은 회사를 인수하고 투자하며 워밍업을 했다"며 "세틀뱅크는 확실한 시장이 있었고 우리가 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도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틀뱅크 성장의 주역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간편현금결제'. 이 서비스는 결제 플랫폼상에 최소 1회 본인 계좌정보 등록 후 결제 시 패스워드, 생체인식 등의 간편 본인 인증을 거쳐 실시간 출금·이체를 제공한다. 쉽게 말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에서 은행별로 출금하고 이체하는 역할을 한다. '간편현금결제'는 시장점유율 97%를 차지하며 세틀뱅크를 업계 1위로 올려놨다.

세틀뱅크는 올해 빠르게 변하는 결제 시장의 패러다임에 맞춰 또 한번 도약한다. 이 창업주는 "전반적으로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고, 정부차원에서 현금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며 "'간편현금결제'는 물론, 기존 결제(PG)사업 확대와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성장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틀뱅크는 올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첫번째 타깃은 동남아시아. 세틀뱅크는 사용자들이 해외에서 높은 수수료, 번거로운 환전 과정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동남아시아 주요 간편 결제사들과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 결제에 대해 협의 중이다. 또 동남아시아 주요 은행들과 가상 계좌 등 세틀뱅크의 전자 금융서비스 도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민앤지와 세틀뱅크는 각사의 원천기술을 토대로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금융안전 서비스인 '내통장결제'와 '세이프 캐시'를 함께 개발해 진행 중이다.
이현철 민앤지 대표(왼쪽)와 이경민 민앤지 창업주/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현철 민앤지 대표(왼쪽)와 이경민 민앤지 창업주/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색다른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 다각화…올 3월 시제품 선봬


민앤지의 롤모델은 삼성전자다. 안주하지 않는 기업의 표본이란 생각에서다. 이 창업주는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피처폰, 평면TV, 스마트폰 등에 먼저 뛰어들며 10여개 이상의 1등 제품을 보유해왔다"며 "이덕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 안 팔리더라도 반도체 실적이 오르며 위기를 극복한다. 수익모델을 다각화하지 않았다면 아마 노키아 꼴이 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앤지가 바이오일레븐을 인수한 것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다. 민앤지는 2016년 바이오일레븐의 지분 15.8%를 6억원에 인수했다. 바이오일레븐은 일반 바이오 헬스케어 업체와 달리 민앤지의 I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정기배송 서비스인 ‘또박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에 맞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창업주는 "바이오일레븐은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였다"며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미래가치가 확실하다면 인수합병 고려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인수합병도 성장 방안이 될 수 있단 얘기다.

민앤지는 최근엔 색다른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도 준비중이다. 폭스바겐, 지프 등 해외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의해 올 3월 중 1차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기존의 타다, 카카오모빌리티같은 직접적 차량이동 서비스가 아닌 차량 구매에 관련된 서비스라는 점만 알려드린다"고 귀띔했다.



주주 현금배당 및 자사주 소각 매년 진행





이 창업주는 민앤지와 세틀뱅크 모두 빠르게 성장하는만큼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정책을 적극 펼칠 생각이다. 그는 "기존에 지속적으로 진행한 주주 현금배당은 물론, 자사주 소각도 추가적으로 매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속 도전하고 성장함으로써 보여주기 식이 아닌 숫자로 승부를 보는 기업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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