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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 굴리던 국내1위 사모운용사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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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영 기자
  • 2020.01.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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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A to Z]①7월 CB파킹거래 의혹부터 이종필 잠적까지

[편집자주] 지난해 7월만해도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의 대규모 펀드 환매연기 사태를 예언한 이는 없었다. 6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헤지펀드 1위 라임의 몰락은 한 언론보도로부터 시작됐다. 해를 넘겨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라임펀드의 구체적인 손실률과 환매재개여부는 감감무소식이다. 7개월간의 라임사태를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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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CB 파킹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투자사들 "우리 좀비기업 아니다"


지난해 7월 라임의 13개 메자닌(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펀드 투자기업 CB(전환사채)와 관련한 파킹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됐다.

핵심쟁점은 라임이 증권사들과 체결한 채권 총수익스와프, 즉 TRS계약의 파킹거래 여부였다. TRS는 기업 등 투자자가 맡긴 기초자산을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 등이 운용, 그에 따른 수익과 손실 전액을 투자자에게 되돌려주는 거래형태다.

일각에서는 라임이 특정 증권사와 TRS 거래 등을 통해 기업CB를 인수한 후 이를 해당 증권사에 예치, 실제 보유사실을 숨겨 그만큼 채권 금리하락(가격상승)기에 추가 수익을 올리는 파킹거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킹거래는 펀드 매니저들이 채권 보유 규정을 피해 추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본시장법상 금지하고 있다.

수익률 돌려막기도 쟁점 중 하나였다. 라임이 메자닌 펀드의 부실 CB를 다른 펀드 자금으로 인수해 해당 CB의 수익률 하락을 방지했다는 것이다. 당시 라임은 이같은 의혹제기에 '정상적인 거래'라고 일축해왔다. 또한 당시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일명 '라임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이 "우린 좀비기업이 아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10월부터 급변한 라임…"유동성이 부족하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와 이종필 부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6000억원 규모에 이어 24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추가로 중단키로 했다. 2019.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와 이종필 부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6000억원 규모에 이어 24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추가로 중단키로 했다. 2019.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월중 이같은 의혹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시작됐지만 당시 금융당국은 '절차상 문제' 정도로 치부할 뿐 적극적인 개입은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손실액이 확정되지 않았고 사모펀드의 특성상 이는 운용사와 투자자간의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이같은 당국의 신중론 속에 라임의 유동성위기는 10월부터 본격화됐다. 라임은 10월1일 우리은행에 국내 대체투자펀드인 사모채권펀드 중 3개펀드, 총 약 274억원을 환매연기 요청했다. 당시 "라임은 사모채권 유통시장과 금융시장 전반의 부진으로 유동화계획에 차질이 생겨 일부자산의 현금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라임은 일주일 뒤인 8일 모(母)펀드 2개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펀드들의 환매중단을 결정했다.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 펀드와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담은 '테티스 2호' 펀드에 투자한 재간접 펀드가 대상이며, 규모는 약 6200억원이었다.

14일 라임은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해외 재간접형태로 조성된 2436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 38개의 환매를 추가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원종준 라임 대표는 "현재 이번에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포함해 전체 환매 연기 금액 범위는 1조1593억원에서 1조3363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모자(母子)펀드 부실확산…금감원, 전방위 검사확대


금융감독원 전경/사진=이동훈 기자
금융감독원 전경/사진=이동훈 기자

라임이 환매중단을 선언한 펀드들은 모두 '모자펀드'로 모(母)펀드에 재간접형태로 투자하는 펀드였다.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인 셈이다. 금융시장 변동 뿐만 아니라 라임의 메자닌 편법거래 의혹등 악재가 불거지며 유동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커졌다. 악재가 겹치며 높은 수익률로 몸집을 1조3300억원 규모로 불린 사모채권, 메자닌, 무역금융 펀드들의 투자자산 가치가 급락, 자산매각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라임의 CB편법거래에 집중하던 검사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라임과 TRS 계약을 맺은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에 대한 현장검사도 이뤄졌다.

대규모 환매연기를 발표한 지 한달이 지나고 라임은 3개 모(母)펀드에 대한 회계실사를 발표했다. 삼일회계법인에 해당 펀드들의 자산현황, 손실률 등 실사를 맡기고 결과는 판매사를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라임은 실사기간은 약 1개월이 소요된다고 했지만 해를 넘긴 지금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라임사태 핵심, 이종필 운용총괄대표 '잠적'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악재는 계속됐다. 11월15일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원대 횡령혐의에 연루된 이종필 라임 운용총괄대표(부사장)이 영장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당초 이씨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자취를 감췄다.

검찰에 따르면 리드는 지난 2018년 5월 5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 중 라임이 절반 가량인 250억원 가량을 인수했다. 하지만 라임은 이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검찰은 리드 부회장의 횡령 자금 중 일부가 전환사채 중개자금 등으로 쓰인 점을 확인하고 자금흐름을 파악해왔다.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횡령 및 허위공시 과정에 라임의 관여여부를 파악할 것으로 예상됐다.

리드 건 뿐만 아니라 라임의 펀드운용을 책임졌던 이 전 부사장의 잠적으로 라임사태에 대한 수사도 답보상태가 이어졌다.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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